제주반도체 "3년 적자 끝내고 올해 흑자전환 자신"

지난 3년 연속 적자 늪에 빠진 제주반도체가 올해 화려한 부활을 시작한다. S램 위주였던 주력 제품군을 낸드플래시와 저전력 DDR2 메모리를 탑재한 멀티칩패키지(MCP)로 전환하면서 지난해부터 매출과 영업이익이 회복세를 그렸다.

제주반도체(대표 조형섭)는 메모리 사업이 지난해부터 회복세에 접어들었고 지난 2013년 새로 진출한 에너지 사업에서 서서히 매출과 이익이 발생하고 있어 올해 연간 흑자를 달성할 계획이다.

제주반도체(구 EMLSI)는 소비자 가전용 제품과 피처폰에 탑재하는 S램, 노어플래시 메모리 등이 주력 제품이었다. 지난 2011년에 창사 이래 최대치인 822억원 매출을 기록하는 성과도 거뒀으나 이후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서 실적이 급락했다. 매출이 1년 만에 287억원으로 줄고 28억원 손실을 냈다. 2013년에는 140억원 매출, 71억원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제주반도체는 2년간 기술 개발에 매진하면서 주력 제품과 시장을 다른 분야로 바꾸는 데 주력했다. 낸드플래시와 저전력 DDR1·2 메모리를 탑재한 저용량 낸드 MCP가 핵심 제품군이 됐다. 임베디드 멀치칩패키지(eMCP)와 내장형 멀티미디어카드(eMMC)를 새로 개발했으며 올해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시장은 중저가 스마트폰과 피처폰 중심의 모바일 시장, 동글·데이터카드 등 커뮤니케이션 시장, 사물통신(M2M)용 모듈 시장으로 다각화했다.

회사 관계자는 “제주반도체의 핵심 경쟁력은 메모리 기술이기 때문에 국내 반도체 대기업은 물론이고 해외 대형 반도체 회사들이 진입하지 않는 시장에 전략적으로 집중했다”며 “저용량 임베디드 메모리는 사물인터넷과 신흥시장용 스마트폰 등에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새롭게 메모리가 필요한 가전이나 IT 기기가 늘어날 것이어서 성장성이 밝다”고 설명했다.

제주반도체는 지난해 제품을 출시하면서 조금씩 실적도 회복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56억원 영업 손실을 냈지만 분기별 손실 폭은 줄었다. 올해는 분기 흑자전환뿐만 아니라 연간 기준으로 흑자 전환까지 달성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초고화질(UHD) TV용 타이밍컨트롤러(티콘)에 필요한 스페셜티 DDR2·3 반도체 개발을 완료하고 공급할 예정”이라며 “정식 양산을 시작하면 수입에 의존해온 티콘용 메모리를 국산화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제주반도체는 새로 진출한 에너지사업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 조금씩 매출과 이익이 발생하고 있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