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착수…한분기 앞당겨
연구현장 환영…“소통 강화”
정부가 연내 2026년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안 기획과 심의에 착수한다. 통상 봄에 이듬해 국가 R&D 예산 준비를 시작했는데, 이를 한 분기 이상 앞당긴다는 의미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30일 “국가 R&D 예산 심의는 국가 미래를 위해 엄청나게 중요한 일인데, 한 두달 만에 끝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많다. 이전과 달리 대통령실 내 과학기술수석실도 설치됐으니 차차년도 R&D에 대한 기획과 예산 심의 작업을 올해 겨울부터 충분히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각 중앙행정기관은 매년 5월31일까지 기재부장관에 예산요구서를 제출하는데, R&D 예산은 과학기술기본법에 따라 과기부 장관에게도 제출한다. 특히 R&D 예산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를 통해 이에 앞선 5월 초부터 검토가 이뤄진다. 이 때문에 각 부처는 이 시기에 맞춰 각기 R&D 사업에 대한 예산 등에 대한 초안을 제출한다. 마지막으로 과기부가 과기자문회의 심의 등을 거쳐 조정한 R&D 예산을 6월30일 기재부에 제출하는 식이다. 약 2개월 사이 국가 R&D 예산의 기획과 심의가 진행되는데, 이 기간을 늘려 보다 세밀히 챙기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부처별로 예산 지출한도(실링)에 따라 신사업을 기획할 수 있고, 범부처 차원에서 다부처 사업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기간이 짧아 급하게 기획되는 과제들도 있을 수 있다”면서 “보다 세밀한 R&D 계획을 세우기 위해 국가인공지능(AI)위원회나 국가바이오위원회, 국가우주위원회 등과 국가과학기술심의회와의 연계성을 강화해 R&D 예산에 대한 논의에 바로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국가 R&D 혁신을 위한 생태계 개혁도 추진한다. 다음달 19일 과기자문회의를 중심으로 대토론회를 갖고 그간의 R&D 시스템 개혁 성과와 향후 계획 등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연구현장에선 환영의 목소리와 함께 현장과의 소통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관계자는 “보다 늘어난 심의 기간동안 기초과학 등에 대한 지원 방향, 원칙 등에 대해 정부와 연구현장이 공유하고 공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과학기술계 고위 관계자도 “관건은 기재부와 엇박자 등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심의 기간을 늘린다면 정책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는 관점에서 현장과 충분히 소통하는 기회로써 활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