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르면 1일 사퇴하고 대선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기한이 휴일인 오는 4일인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국무총리실과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한 권한대행은 1일 오전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일정을 소화한 뒤 오후 사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 선언과 함께 대국민 메시지 발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의 극한 대립이 경제·사회 발전의 발목을 잡는 구조를 바로잡고 국민적 통합을 이루기 위한 비전이 담길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차기 대통령 임기 단축과 연계한 분권형 개헌 추진 △진영을 아우르는 거국 내각 구성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무진도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당 대선 경선 때 사용하던 여의도 '맨하탄21' 빌딩의 사무실을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행이 출마를 선언하면 이곳이 대선캠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권한대행이 출마를 선언하면,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결정되는 오는 3일 이후 양자 간 단일화 협상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최종 결선에 오른 김문수·한동훈 경선 후보 모두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후보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선 홍보물 인쇄 발주 마감일인 오는 7일 전으로 보고 있다. 이날이 지나면 공보물에 단일 후보임을 내세울 수 없어진다. 단일화가 7일을 넘긴다면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이 다음 기한이 될 전망이다. '기호 2번' 사용과 국민의힘 당 차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마지노선이다.

한편 한 권한대행은 30일 대내외 경제안보를 챙기는 행보를 이어갔다. 오전에는 한미 간 조선 협력을 위해 방한한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을 접견하고 한미 간의 굳건한 협력 의지를 피력했다. 조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윤석열 전 대통령, 한 권한대행과의 통화에서 직접 협력을 요청한 사안이다.
오후에는 중소기업계를 만나 “우리 경제의 근간은 바로 중소기업”이라며 불합리한 규제 개선을 약속했다. 중소기업계는 복잡한 정치상황과 주52시간·최저임금·중대재해처벌법 등 노동3법 문제, 소비인구 감소에 따른 내수침체, 통상전쟁에 따른 수출 부진을 타개할 수 있도록 규제 혁신에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공급망 재편에 대응한 리쇼어링 인정 범위 확대 △규제샌드박스 제도 개선 △규제배심원제 도입을 통한 규제갈등 해소 등이다.
한 권한대행은 “지금 우리 경제가 마주한 가장 큰 과제는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 확보와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에 대응하여 경쟁력을 지켜나가는 것”이라며 “정부는 현장이 변화하고 체감할 수 있도록 결과 중심으로 규제혁신을 끊임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트럼프발 경제 위기 속 우리 기업의 99%, 고용의 81%를 책임지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