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기업소프트웨어(SW) 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화두 중 하나가 모빌리티다. 얼마 전 가트너가 발표한 `2014년 10대 전략기술`에서도 모빌리티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모바일 기기 다양성과 관리, 그리고 모바일 앱과 애플리케이션 기술이 바로 기업 모빌리티 전략의 핵심인 `MEAP(Mobile Enterprise Application Platform)`과 직접 관련돼 있다. 기업의 모빌리티 전략을 논할 때 MEAP은 이제 빠질 수 없는 보편화된 대명사다.
나는 MEAP이란 단어가 만들어지던 시기에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모빌리티 전문 아키텍 조직에 재직하며 MEAP의 필요성을 많은 기업과 같이 피부로 느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모빌리티 전략을 고민하는 여러 기업의 의사 결정자들에게 몇 가지 제언을 하고 싶다.
우선 모빌리티가 수십 년간 IT 변천사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모빌리티는 유행이 아니다. 사업체의 미래 그 자체다. 과거 IT시장 선도적 위치에 있었던 MS는 `모바일`이라는 하나의 아이템에서 구글과 애플에 뒤처져 혁신기업의 이미지는 물론이고 나스닥 시가총액에서도 밀리고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는 모빌리티 세계에서는 SW도 이제 소모품이 됐다. 기술과 구현 방식도 몇 년이 아닌 몇 개월 주기로 변화되고 있다. 데스크톱PC용 앱처럼 구상, 개발, 배포, 관리까지 수개월이 걸려서는 더 이상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흐름에 대응할 수 없다.
기업 IT도 서비스나 상품처럼 다양성이 요구되며 기기가 복잡해지면서 보안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MEAP의 근본적 취지라고 할 수 있는 `크로스 플랫폼` 기능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유다.
문제는 모빌리티를 클라이언트 서버에서 웹으로 옮겨가는 1990년대 후반과 같은 대변화로서 인식하지 못하고, 그냥 단순히 구현해야 할 과제 중 소소한 기능 정도로 치부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내외에서 통용되고 있는 MEAP 솔루션은 어떤가.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으나 여러 문제점을 갖고 있다.
우선 도구적인 측면이 강해 기존 데스크톱PC 웹을 모바일로 변환해주는 데 집중한다. 당장 편리하지만 솔루션에 종속될 우려가 있다. 모빌리티 전략이 실패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또 클라이언트 서버에서 웹으로 변천 후 생성된 데스크톱용 웹 솔루션을 모바일 솔루션으로 재포장하는 데 머무른다. 프레임 워크 방식은 자체 개발의 위험들, 즉 확장성, 유지보수의 유용성, 개발자나 팀의 역량에 따라 성능이 달라지는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다른 고가 솔루션에 MEAP 솔루션을 끼워 판다. 시스템통합(SI) 수주 경험을 토대로 기존 결과물을 제조합해 제공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제대로 된 모빌리티 이해를 바탕으로 모바일 앱을 쉽고 빠르게 개발하고 표준화된 결과물을 산출할 수 있는 솔루션이 시급하다.
모빌리티는 클라우드나 빅데이터 등과 달리 일상생활과 밀접하고 우리 생활 패턴에 의해 빠르게 변화하는 유일한 산업이다. 모빌리티 전략이 기업경쟁력 확보에 진정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높은 관심과 MEAP 솔루션의 적극적인 기술 혁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다니엘 리 가온소프트 연구소장 danielee@kaonsof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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