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부터 중소기업 범위 기준을 강화한다. 근로자 수나 자본금 등의 기준 하나만 충족하면 됐던 것을 매출액 기준으로 단일화했다. 1500억 원 이하면 됐던 매출 기준도 400억~1500억 원 사이 5개 그룹으로 나눠 업종별 특성을 반영했다. 중소기업 졸업 유예 제도도 첫 1회로 제한했다. 정부는 이 조치로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피터팬 증후군은 중소기업이 각종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 졸업을 회피하는 행태를 가리킨다. 일부 중소기업은 이 때문에 고용이 필요한데도 사람을 뽑지 않으며, 정규직을 계약직으로 바꾸기도 한다. 수치를 조작하는 기업마저 있다.
정부가 마련한 새 중소기업 범위 기준은 이런 그릇된 행태를 상당부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중소기업 지위를 통해 누리는 혜택이 경영자 스스로 포기하기 아까울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또다른 편법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중소기업 성장을 돕자고 만든 지원책을 줄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피터팬 증후군은 중소기업과 졸업 기업 간 혜택의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생겨났다. 당연히 졸업을 회피하려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 차이를 줄이려면 졸업 기업에게도 중소기업 때와 거의 차이가 없는 혜택을 줘야 한다. 문제는 이로 인해 일시적인 세수 감소와 정부 예산 지출 증가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극복할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세금을 더 많이 내거나 고용을 창출한 기업엔 각종 특혜를 주면 된다. 이를테면 납세와 연동한 파격적인 금융 지원이라든지, 고용 창출과 연계한 지방 예산 지원과 같은 것이다. 정부 세수 확보와 고용 창출에 기여한 기업은 특혜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이런 특혜로 회사를 지금보다 더 빨리 키울 수 있다면 경영자가 중소기업 졸업 회피 따위엔 눈도 돌리지 않는다.
새 중소기업 범위 기준 강화는 분명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일부 그릇된 행태를 바로잡자는 방식보다 더 바람직한 쪽으로 중소기업 경영자를 유인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발상의 전환을 통한 보완 조치가 뒤따라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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