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빠져 살면서 현대인들이 겪는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몸을 움직여 땀을 흘리는 수고와 정성을 싫어한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현대인들은 `편리(便利)`함에 젖어 `편안(便安)`하게 죽어간다. 편리함에 익숙해질수록 사람의 몸은 편안함의 늪에 빠져 안락한 삶에 빠지게 된다.
편리와 편안함이 편안하게 자신을 죽인다고 생각해 본적은 없는가? 기술이 발전해 인간의 수고와 정성을 기술이 대신하기 시작하면서 사람은 두발로 직접 뭔가를 찾아 나서는 불편한 체험은 하지 않는다. 힘든 일은 가급적 안하고, 몸을 직접 움직여 수고하는 노력은 기계가 대신한다. 점차 육체적 근육은 쓰지 않게 된다. 결과적으로 쓰지 않는 근육은 용불용설에 의해서 기능이 퇴화되거나 본연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불편한 사람을 만나야 배움이 있고 마음이 편안하지 않은 책을 읽어야 뇌가 긴장하고 다른 방법으로 이해하려고 발버둥 친다. `편리`를 추구하려는 인간의 욕망이 결국 인간적 삶의 조건을 `불리`하게 만들어갈 수 있음을 명심하자. 지금 당장 안락하지만 극단적으로는 그것이 우리를 안락사로 인도할 수 있음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미꾸라지가 있는 곳에 긴장감을 조성하는 메기를 집어넣으면 미꾸라지는 불편하다. 그런데 불편한 메기가 있어야 미꾸라지는 더 오래 산다. 진주 속으로 들어온 불편한 모래알이 결국은 영롱하게 빛나는 진주를 만들어낸다. 자신의 몸속으로 들어온 낯선 손님, 모래알과의 불편한 동거가 아름다운 진주를 만들어 낸다. 낯선 분야, 편안하지 않은 사람, 뇌리에 주먹질을 해대는 책으로부터 받는 불편한 자극이 삶을 살아 숨 쉬게 만든다.
역설적이게도 불편한 삶이 지금 당장은 참고 견디기 어렵다고 할지라도 결과적으로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원천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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