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창조적 가치를 키우자]4인4색 인터뷰-유충길 핀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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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게임 산업이 짧은 기간 동안 빠르게 성장하다보니 게임을 보는 시선에서 세대 간 벽이 생긴 것 같습니다. 게임 문화를 경험해보지 않은 부모 세대가 고정관념을 가질 수는 있지만 이를 극한으로 몰아 산업 전반을 죽이는 것은 위험합니다. 게임 산업에서 큰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인재에게 기회를 뺏는 역효과도 생각해야 합니다.”

유충길 핀콘 대표는 모바일 게임 개발자이자 게임 마니아다. 지난 1995년 대학교 2학년 때 게임회사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약 18년간 게임 업계에서 종사하고 있다. 그에게 게임은 힘든 하루를 마치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오아시스이자 바쁜 생활 속에서 잠시 누리는 여유다.

유 대표는 “게임은 사회적으로 충분히 순기능을 발휘하는데 나쁜 점만 유독 부각돼 있다”며 “부모 세대가 게임 문화를 경험해보지 않아서 자녀가 게임을 즐기는 것이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게임 마니아인 아빠는 자녀에게 게임을 어떻게 교육할까.

그는 “요즘 아이들은 말보다 게임을 먼저 배울 정도인데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는 부분”이라며 “주말에 아빠와 함께 노는 과정의 하나로 게임을 인식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지도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청소년이 스스로 자제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녀가 과몰입하지 않게 부모가 지속적으로 계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게임을 함께하면서 자녀와 게임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자연스럽게 나누고 함께 해결책을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게임 문화를 경험해보지 못한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간 이해의 폭을 넓히려면 시간과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며 “게임의 장점은 받아들이되 문제점은 줄이는 노력을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유 대표는 사행성 게임과 건전한 일반 게임이 같은 `게임`으로 분류되는 것이 사회적 혼란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고스톱·포커가 `도박`이 아닌 `게임`으로 분류돼 사회적 인식이 호도된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단순히 게임이 좋다 나쁘다의 흑백논리가 아니라 건전한 게임인지, 사행적 요소가 있는 도박인지 등을 살펴 게임의 성격을 세분화해 분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또 “게임이 사회적으로 부정적 시선을 받고 있지만 정작 개발사들이 함께 고민하고 실천으로 옮기지 못한 것은 영세한 기업 규모 등 여러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며 “좀 더 업계가 성숙해지면 함께 노력하고 실천하는 회사들이 더 많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게임이 인류와 함께 발전하는 놀이문화로 거듭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원시시대에는 나무나 돌이 놀이 수단이었고 점점 사회와 기술이 발전하면서 무언가를 조작하며 감정을 이입해 즐기는 형태가 됐다”며 “현재는 스마트폰이나 PC로 게임을 하지만 미래에는 가상현실 등 새로운 매개체를 이용해 현실과 흡사하게 즐기는 첨단 문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유충길 핀콘 대표

*나이: 38세

*즐겨하는 게임은?: 쿠키런, 판타지러너즈, 팔라독 미니

*취미: 게임, 영화, 드라이브, 낚시 등

*유 대표에게 게임이란?: 아빠와 노는 주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