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게임 창작을 활성화하고 우수 게임을 발굴·전파하기 위해 지난 1997년 2월 제정된 `이달의 우수게임`이 드디어 300번째 수상작을 배출했다. 올해 17년째를 맞은 이달의 우수게임은 `카르마`(드래곤플라이) `창세기전` 시리즈(소프트맥스) 등 PC 패키지 게임은 물론이고 `바람의 나라` `카트라이더`(넥슨) `팡야`(엔트리브소프트) `그라나도 에스파다`(아이엠씨게임즈) `아틀란티카`(엔도어즈) 등 굵직한 온라인 게임들을 세상에 내놓는 창구가 됐다. 스마트폰 게임이 성장하기 시작한 2011년부터는 모바일 게임 출품작이 눈에 띄게 증가해 한국 게임 시장의 변화 흐름을 보여줬다.
◇최다 수상기업 `컴투스`, 최장수 게임 `바람의 나라`
총 300개 수상작 중 가장 많은 수상작을 배출한 기업은 컴투스였다. 컴투스는 2008년 9월 누적 다운로드 180만건을 돌파한 `액션퍼즐 패밀리2`를 시작으로 `슈퍼액션 히어로2` `삼국지` `포춘골프3D`를 비롯해 4월 `골프스타`까지 총 11개 작품이 수상 영예를 안았다.
두 번째 최다 수상작을 배출한 기업은 넥슨과 게임빌로 각각 9개 작품을 수상했다. 넥슨은 `바람의 나라` `택티컬 커맨더스` `마비노기` `카트라이더` 등의 온라인 게임과 `드래곤로드` `던전앤파이터 귀검사` 등의 모바일 게임 다수를 수상했다. 게임빌은 `액션 삼국지` `놈3` `물가에 돌튕기기-IP` `2010 프로야구`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휴대폰 게임 개발사 지오인터랙티브는 총 7개 작품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오골프` `우당탕탕 헤어샵` `2008 베이징 올림픽` 등으로 휴대폰 게임 개발 명가로 자리 잡았으며 지난 2010년 네오위즈게임즈에 인수됐다.
PC패키지와 콘솔게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소프트맥스는 지금까지 회자되는 유명 게임 시리즈로 총 5번을 수상작에 올렸다. `판타랏사` `창세기전3 파트 1·2` `마그나카르타 1·2`가 수상 영예를 안았다.
이외에 젤리오아시스(4개), 드래곤플라이(3개), 티쓰리엔터테인먼트(3개), 레드덕(3개), 애니파크(2개), 비주얼샤워(2개), 엔도어즈(2개), NHN(2개)이 2개 이상 작품을 수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의 우수게임 시상을 시작한 1997년에는 PC패키지 게임 장르가 주를 이뤘다. 11개 수상작 모두 PC패키지 플랫폼이었으나 이듬해인 1998년 `바람의 나라`를 시작으로 온라인 게임이 수상작에 등장했다.
바람의 나라는 1996년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장르로 상용서비스를 시작해 17년간 사랑받고 있으며 누적 회원수는 1800만명에 달한다.
1998년 바람의 나라와 함께 수상한 온라인 게임 `조선협객전`은 개발사인 토미스정보통신의 경영 문제로 서비스 주체가 바뀌면서 총 4번 서비스가 중지되는 아픔을 겪었다. 현재 본게임소프트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상작들 국내외에서 날았다
지난 16년간 총 300편의 수상작 중에서 많은 게임들이 서비스를 마쳐 `추억의 게임`으로 남았다. 장르 특성상 PC패키지 게임과 모바일 게임은 대부분 서비스를 종료했지만 온라인 게임 중에는 지금까지 활발하게 서비스하는 게임들이 다수 눈에 띈다. 해외 각국으로 진출해 사랑받는 게임들도 많다.
지난 2005년 11월 수상한 캐주얼 레이싱 게임 `테일즈런너`는 누적 회원수 1150만명, 최대 동시접속자수 15만명을 기록한 8년차 장수 게임이다. 중국, 대만, 홍콩, 태국에서 누적 해외 가입자수 2000만명을 넘어섰고 특히 태국과 홍콩에서는 국민 게임으로 자리잡을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중화권 인기에 힘입어 올 하반기에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서비스를 시작한다.
넥슨의 인기 캐주얼 게임 `카트라이더`와 `마비노기`도 서비스 9년차의 장수 게임 면모를 발휘하고 있다. 두 게임은 각각 지난 2004년 9월과 11월 수상작으로 뽑혔다.
김학규 아이엠씨게임즈 대표의 대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우리나라보다 해외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2006년 서비스를 시작한 후 2012년까지 국내외 누적매출은 1592억원에 달한다. 일본을 중심으로 중국, 대만, 태국, 싱가포르, 독일, 미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면서 2011년부터 이달의 우수게임 응모작과 수상작에 모바일 게임이 다수 등장하기 시작했다. 2011년 총 12개 수상작 중 스마트폰 기반 게임이 8개에 달했고 2012년에도 12개 중 8개 작품이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기반 게임이 차지했다. 특히 2012년에는 `애니팡` `아이러브커피` `삼국지를 품다` 등 굵직한 게임들이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상반기 수상작 6개 중 5개가 모바일 게임으로 나타나 시장 분위기를 반영했다. 기능성 게임도 모바일 기반으로 제작되는 추세를 엿볼 수 있다.
중소 게임 개발사들은 이달의 우수게임 수상작이 `정부가 인정한 잘 만든 게임`으로 공인 받는다는 점에서 개발자들을 격려하고 수출 길을 확대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박지영 컴투스 대표는 “국가가 인정한 건전하고 재미있는 게임이라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어 기뻤고 개발자들에게 격려와 명예가 됐다”며 “좋은 게임 문화를 형성하고 산업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좋은 시상을 많이 활성화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민 넥슨 대표는 “이달의 우수게임은 성공하는 게임으로 거듭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이자 등용문의 기능 뿐 아니라 중소 개발사에 다양한 사업 기회를 안겨줄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창의적 기술과 새로운 시도를 담은 작품들을 발굴해 소개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다질 수 있는 지원책을 다양하게 펼쳤으면 한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