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인사·조직개편 3월 이후로 지연…이사회 과도한 인사개입 해소 필요

Photo Image
KT 광화문 빌딩.

KT의 인사·조직개편이 장기간 지연, 내달 이후에나 가능해질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KT 경영을 위해서라도 월권 논란에 휩싸인 이사회 인사 규정을 재정비하고 이사회를 전면 쇄신해야 한다는 KT 내·외부의 목소리가 높다.

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상무보급 이상을 대상으로 2·3월 2개월 단기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KT 내부에서는 인사·조직개편 시기가 3월말 또는 4월초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쟁사가 지난해 말 조직개편, 인사를 통해 올해 사업에 속도를 올리는 사이 경영진 교체를 앞둔 KT의 조직 정비는 3~4개월 이상 늦춰졌다. 보고·사업계획 확정 기간을 고려하면 KT는 올해 상반기 전체를 날리게 됐다는 자조 섞인 우려가 직원들 사이에서 나온다.

이같은 인사·조직개편 지연 상황에 대해 일각에선 현 경영진과 차기 경영진 간 파워게임 때문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하지만, 보다 본질적으로 이사회가 사실상 인사권을 통제하도록 한 '구조적' 원인을 우선 보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비등하다.

KT 이사회는 지난해 11월 조직개편과 부문장급 경영임원 인사에 대해 이사회의 사전 심의·의결을 받도록 이사회 규정을 개정했다. 대표이사의 고유권한인 인사권까지 이사회 허락을 맡도록 한 것이다. 사외이사제의 본래 취지는 최고경영자(CEO)를 감시·견제하는 것임에도, 이사회가 인사와 경영을 과도하게 통제하려 한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같은 규정의 부작용은 KT 경영진 교체기에 현실화됐다. KT 현 경영진에서는 인사안에 대한 책임이 한정된 상황에서 차기 대표 후보의 인사안을 받아 이사회의 심의·의결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차기 CEO 후보자는 자신의 경영 구상대로 조직개편을 준비하지 못해 답답한 상황이다. 차기 CEO 후보자는 물론, 장기적인 CEO의 안정적 리더십을 고려하더라도 인사·조직개편에 대한 이사회의 과도한 개입 문제를 해소하고 가야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사회 규정은 KT 정관, 상법과 배치된다는 논란도 제기된다. KT 정관에는 대표이사가 업무 전반을 총괄하며, 이사회는 대표이사의 직무 집행을 감독하는 것으로 한정했다. 주주 동의를 받아야 개정할 수 있는 KT의 헌법이라 할 수 있는 정관 범위를 이사회 규정이 넘어섰다는 논란이다. 상법 제393조에서 역시 대표이사를 회사 업무집행 책임자로, 이사회는 그에 대한 감독 및 중요한 사항의 결정으로 명시한다.

실제 KT 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 “KT 정관과 상충되는 변경을 통해 이사회가 CEO의 인사와 조직개편을 부당하게 무력화했다”고 지적했다. KT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지난 22일 김용헌 이사회 의장과 만나 규정 개정의 적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회의록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엽 고려대 교수는 “인사권은 경영자의 고유권한으로 KT 이사회가 이를 사전에 심의, 의결하는 것은 과도한 경영개입으로 비칠 수 있다”며 “지난해 말 규정이 개정됐지만, 부작용 우려가 있는 만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