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LG유플러스를 제치고 롱텀에벌루션(LTE) 가입자 수 2위에 올라섰다. 경쟁사보다 반년 늦게 LTE 서비스를 시작한지 1년5개월 만이다. 3세대(G) 이동통신 가입자들이 속속 LTE로 전환하면서 3G 가입자 규모가 많은 KT가 자연스럽게 LG유플러스를 추월했다는 분석이다.
23일 미래창조과학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KT의 LTE 가입자 수는 573만명으로, 569만명인 LG유플러스에 4만명가량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4월까지만해도 6만8500여명 차이로 LG유플러스가 앞섰지만, 5월 말에는 순위가 바뀌었다.
2012년 1월 KT가 LTE 1호 가입자를 유치했을 때, 반년 가량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던 LG유플러스의 가입자는 약 73만명이었다. 지난해 7월에는 141만명까지 차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급속하게 격차가 줄어 본격적인 2위 경쟁을 벌여왔다.
KT의 빠른 추격 비결로는 가입자 기반과 단말기 수급이 주효했던 것으로 꼽힌다. LG유플러스보다 600만명가량 앞선 전체 가입자 수(3G 포함)가 더 많은 기기변경(통신사 이동 없이 기기만 변경하는 것)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는 분석이다.
애플 아이폰의 유무(有無)도 KT에 유리했다. 아이폰5는 국내 판매량이 많지는 않지만, 마니아층이 꾸준히 찾는 모델이다. 아이폰 초기 가입자 비중에서 KT가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LG유플러스 라인업에는 아이폰이 없다.
반면에 단말기 보조금이 가입자 증가를 뒷받침했다는 분석도 있다. 4~5월 업계에선 “KT가 과도한 스팟성 보조금을 살포하고 있다”는 소문이 빗발쳤다. 경쟁사 관계자는 “지난 4월 일부 판매점에서 갤럭시S3 모델을 3만원에 팔기도 했다”며 “이 기간 KT만 대폭 순증을 기록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가입자 기반이 적은 LG유플러스가 당분간 KT를 쉽게 따라잡지 못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자사 전체 가입자의 절반이 넘는 54%가 LTE 사용자인데 비해 KT는 아직 35%에 불과하다. 잠재 LTE 전환 대기자가 KT가 훨씬 많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LTE 가입자도 점유율도 50%(SK텔레콤)·30%(KT)·20%(LG유플러스)의 고착화된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로 수렴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달 말 예정된 LTE 광대역 주파수 할당 방안이 변수다. KT가 1.8㎓ 인접 대역을 할당받으면 LTE 어드밴스트(LTE-A) 경쟁에서 앞서 가입자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통신 3사 LTE 가입자 수 추이 (단위:만명)
자료:각 사 취합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