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제품 하나에 들어간 특허를 한 번에 출원하는 `묶음 방식` 전략 내세워 주목받고 있다. 특허 침해 가능성을 줄이고 향후 애플 제품에 대한 시장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란 평가 때문이다. 우리 기업도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 등 전략적인 특허 출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윕스는 “최근 애플이 제품 하나에 들어간 다수 특허를 같은 날짜에 출원하는 일괄 출원 방식을 택하고 있다”며 “제품에 들어간 기술 권리가 확대돼 타사 특허 침해 가능성이 현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지금까지 우리 기업은 연구개발(R&D)로 기술을 개발했을 때, 바로 지식재산(IP)화 시켜 특허를 출원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선 출원주의에서 먼저 IP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제품 적용까지 추가적인 특허 획득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제품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한 변리사는 “기술 개발 후 바로 특허를 출원할 경우, 제품이 만들어질 때는 권리범위를 보완하거나 후속 R&D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유사 기술을 기다렸다 같은 날에 특허 출원을 하는 것은 제품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IP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애플이 출원한 스마트패드 커버 관련 특허가 대표 사례다. 애플은 스마트 커버 관련 특허 가운데 `삼각 구조로 접혀 디스플레이를 지지하는 기술` `커버와 스마트패드 센서가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기술` `커버의 열림 정도에 따라 디스플레이 표시 방법` 등 9가지 특허를 같은 날짜에 출원했다.
박은영 윕스 부장은 “스마트패드 커버 뿐 아니라 최근 애플이 출원하는 특허 대부분이 패밀리 특허 형태로 한 번에 출원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처럼 제품 하나에 들어가는 여러 특허를 한번에 출원하면 경쟁사가 후발로 시장에 들어올 때, 관련 특허를 침해하기 어렵다. 제품 특허가 가진 권리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이다.
전종학 경은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 변리사는 “우리 기업도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이나 묶음 방식 출원을 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에서는 비용적 한계로 특허 한두개에 매달리는 경향이 있다”며 “좀 더 넓은 관점으로 기술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특허 출원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