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SNS 규제 확산 일로 속 한국은 답보 상태… 실질적 공론화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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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세계적으로 청소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 규제가 확산하는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중독 문제의 심각성이나 규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관련 법안이 여럿 발의되긴 했지만 소속 상임위에서 깊이 있게 다뤄지지 못한 채 계류 중이다. 범부처 차원 대응이나 정책 발표도 없는 상태다. 청소년 SNS 관련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는 만큼 적절한 대응책 마련을 위한 구조적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에는 청소년 SNS 규제 관련 법안 7건이 계류 중이다.

이들 중 6건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며, 한 건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으로 7건 모두 상임위원회 단에서 논의가 멈췄다. 이들 안건은 청소년 SNS 금지나 이용한도 설정, 알고리즘 제한 등 규제안을 담고 있다. 모두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우선적으로 필요하고, 그에 따른 실효성 있는 제도 설계가 이뤄져야 하지만 법안 관련 공청회도 열리지 않았다.

법안과 별개로 국민의힘과 조국혁신당 출신 의원들이 청소년 SNS 문제 관련 간담회를 했지만 이 역시 후속 논의로 이어지지 않았다.

범정부 차원 움직임도 감지 되지 않는다. 청소년 SNS 문제는 미디어 이용 환경 규제뿐 아니라 올바른 이용 교육과 건강한 문화 조성이 요구된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만 청소년 SNS 문제를 다루는 실정이다. 최선경 방미통위 이용자정책총괄과장은 지난 3월 국회에서 청소년 SNS 과의존 대응을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서 “청소년 보호 정책을 주관하는 성평등가족부, 교육부 등이 참여해 공론화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해외에선 청소년 SNS 규제 입법에 팔을 걷었다. 지난해 12월 호주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와 브라질이 법안을 시행했다. 유럽 10개국에서도 법안을 추진 중이다.

미국에선 플랫폼 기업 책임론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지난 3월 SNS를 중독성 있게 만든 기업의 책임을 인정하는 첫 결정이 나왔다. 미 법원 1심 배심원단은 메타와 구글에 600만달러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메타, 틱톡, 구글 모회사 알파벳 등은 SNS 중독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켄터키주 동부의 브레시트 카운티 교육구와 합의를 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청소년 SNS 규제 논의가 늦게 출발한 만큼, 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진민정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은 “한국은 논의 자체가 늦었다. 해외 국가는 지난해부터 연령 제한, SNS 목적별 이용 제한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가이드를 만들어왔다”면서 “늦은 만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범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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