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상 빠른 게 나올까. 종전보다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통신 신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이러한 의문이 나온다. 하지만 머잖아 새 기술이 또 나오고 같은 의문과 답을 반복한다.
삼성전자가 초고화질 영화 파일을 1초 안에 전송하는 5세대(G) 이동통신 기술을 구현했다. 현 4G보다 수백 배 빠른 속도다. 상용화 목표를 2020년께로 잡았지만 더 이를 가능성도 있다.
지금보다 열배 빠른 와이파이도 곧 나온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삼성전자, 일본 NTT, 미국 퀄컴, 스웨덴 에릭슨, 중국 차이나모바일 등 20여개 기업이 기술 개발에 합의했다. 목표 속도는 풀HD 영상의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능한 10기가비트급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속도다. 일부 나라는 4G도 도입하지 않았다. 대다수 국가의 유선과 와이파이 망 속도 역시 형편없다. 이를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대단하다. 가장 빠른 유무선 통신망을 보유했다. 이젠 차세대 통신 기술 개발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우리나라는 엄밀히 말하면 통신서비스 강국이다. 3G 때부터 가장 앞선 통신 서비스를 선보인 결과다. 그런데 관련 기술과 장비 대부분을 미국과 유럽 통신기술 기업에 의존했다. 이젠 우리도 이 분야에서도 강국이 될 수 있다. 5G 기술을 첫 구현한 삼성전자, 10기가 와이파이 기술을 개발 중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그 가능성을 제시했다. 머잖아 남의 기술로 서비스를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게 될 날이 온다.
물론 우리 기술이 세계를 선도하는 단계는 아직 아니다. 전반적인 기술력이 여전히 달린다. 국제표준과 관련 기술외교는 더욱 취약하다. 다만 전적으로 외국에 의존하는 상황에선 벗어나기 시작한 것은 확실하다.
우리는 세계 수준의 통신서비스사업자를 무려 셋이나 뒀다. 이를 활용해 우리도 내로라할만한 통신기술 기업을 이제 배출할 때가 됐다. 중소 통신장비업체들이 요즘 수요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이참에 이들을 중심으로 차세대 통신기술기업으로 육성하면 어떨까. 정부와 출연연구소, 통신사업자와 대기업이 힘을 모아 특정 분야 전문업체를 키우는 중장기 프로젝트다. 통신사업자와 대기업이 스스로 할 수 없는 분야가 많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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