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학기술인 열전! 멘토링 커플]"스스로를 믿고 당당히 자신을 표현해야"

Q. 김정아 이화의학전문대학원 본과 2학년=이화여대 사범대학에서 과학교육을 전공했습니다. 교사 자격증을 취득 후에 의학을 배웠습니다. 개인적으로 항상 가르침에 목마른 상태입니다. 길 가다 붙잡고 전도하시는 사람에게도 학교 수업 때 배운 종교를 토대로 한 궁금증에 대해서 질문하고 이야기를 나누곤 해요. 더 많이 생각할 수 있게 둑을 터주시고, 더 다양한 영역에 대해서 혜안을 가진 분을 뵙고 싶은 갈망이 컸어요. 또 전문 여성으로서 자신의 영역을 만들고 싶은 꿈을 항상 지니고 있었어요. 멘토링 프로그램은 이를 넘어서 저에게 새로운 세계를 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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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영선 멘티, 김정아 멘티, 안설아 멘토

A. 안설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슈퍼컴퓨팅센터 선임연구원=슈퍼컴퓨터나 초고성능컴퓨터를 사용해 연구개발(R&D)을 하는 국내 연구자를 지원하는 일을 합니다. 물리학과를 나왔고 물성물리 이론과 전산물리를 전공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흔히 말하는 `사이언스 키드`로 자랐어요. 수학·과학을 잘 하면 칭찬받고 퀴리부인이 우상이었던 시대였죠.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도 참 감명 깊게 봤고요. 수학, 과학 경시대회에서 자주 수상하면서, 자연스럽게 과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요. 한편으로 글쓰기·역사·미술 등도 좋아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적성검사에서는 이학보다 인문학이 더 점수가 높게 나오기도 했어요. 결과적으로는 제가 즐겼던 인문사회 분야보다 사회에서 필요로 하며 학문적으로 한번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졌던 물리학 분야를 전공으로 선택하게 됐습니다.

학부 2학년 때 전공과목을 수강하면서, 너무 어려워서 포기하려고 했어요. 기숙사 생활이 외롭기도 하고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졌던 시기였어요. 한 학기 휴학하고 마음을 추스르면서, 저 말고 다른 친구도 모두 어려워하고 있다는 걸 알고 다시 도전하게 됐습니다. 박사학위 후 취업할 때는 남편이 당시 근무하던 서울에서 여기저기 원서를 냈습니다. 이론 물리학을 전공했다는 사실에 기업이나 실용적인 연구를 하는 연구소에서는 번번이 떨어졌어요. 대전의 다른 연구소에서 먼저 취업해 있던 친구의 귀띔으로 용기를 내 슈퍼컴퓨팅센터를 운영하는 KISTI에 지원을 했고 새로 생긴 바이오인포매틱스 센터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어요.

여성은 남성에 비해 자신을 훨씬 낮게 평가한다고 하죠. 똑같이 100이라는 실력이 있을 때, 남성은 남들한테 120의 실력이 있으니 일을 맡겨달라고 얘기하고 여성은 남들한테 80의 실력이 있으니 일을 잘 해낼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식으로 얘기한다고 해요. 어떻게 보면 여성은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꽤 엄격한 것이기도 합니다. 거짓말을 하지 않고 정직한 여성의 특성을 나타내 주는 것 같기도 하죠.

세계적으로 과학기술계에는 여성보다 남성이 훨씬 많아요. 제가 근무하는 연구원은 정규직 여성 인원이 점점 늘어나고는 있는 추세지만, 비율로 따지면 아직 10% 수준입니다. 스스로 능력을 낮춰서 표현하는 습관은 겸손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본인의 우수한 능력을 평가절하시킬 수도 있어요. 남성들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여성과학기술자들은 스스로의 능력을 믿고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자세를 가지면 좋겠습니다.

제공:WISET 한국과학기술인지원센터 여성과학기술인 생애주기별 지원 전문기관 (www.wise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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