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 생존전쟁 시작됐다…스타마케팅에 소송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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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블랙박스 시장이 연간 200만대 규모로 커지면서 시장 장악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톱스타를 내세운 마케팅은 기본이고 소송전까지 펼쳐진다.

10일 업계 추정치를 종합하면 올해 블랙박스 신규 판매량이 20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2010년 30만대 수준에서 불과 3년만에 6배 이상 급성장하는 것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5000억원 규모다. 중소기업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면서 적게는 수십 개에서 많게는 200개로 추산되는 업체가 블랙박스를 제조하거나 유통하고 있다.

`황금 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됐다. 무엇보다 시장이 작을 때는 불가능했던 대규모 광고전이 펼쳐진다. 코원이 11월부터 톱스타 엄태웅과 연간 계약을 맺고 라디오와 버스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엠엔소프트가 가수 겸 카레이서 김진표를 모델로 내세웠고, 미동전자통신은 3월부터 배우 신소율을 모델로 지상파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치열한 광고전은 온라인으로 이어지며 포털 키워드 광고비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포털 키워드 월간조회수를 보면 `블랙박스`는 월평균 29만번 조회돼 4만번인 `내비게이션`보다 7배 이상 많다. 그만큼 사람들 관심이 블랙박스에 쏠린다는 의미다. 키워드 월평균 광고비용은 블랙박스가 113만원으로 36만원인 내비게이션보다 3배 이상 비싸다.

소송전도 벌어졌다. 미동전자통신은 지난해 말 마이스터가 자사 주차감시 특허를 침해했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마이스터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하는 동안 기술이 유출됐다는 것이다. 마이스터는 특허무효소송을 특허청에 낸 상태고 법원 본소송은 이달 17일 열린다. 블랙박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특허소송전까지 이어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블랙박스 업계가 이처럼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것은 업종 발전궤적이 내비게이션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은 2009년 180만대를 정점으로 지난해 110만대 수준까지 규모가 줄었다. 이 과정에서 200개 넘게 난립했던 업체는 서너 개로 정리됐다. 블랙박스 역시 지난해 사상 최대 폭 성장을 하면서 업체가 난립했지만, 올해부터 정리가 시작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결국 지금 브랜드 인지도를 확고히 다져놓지 않으면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절박감이 블랙박스 업체를 다급하게 만드는 것이다.

한 블랙박스 업체 사장은 “올 하반기부터 정리가 시작돼 서너 개 업체만 남게 될 것”이라며 “생존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한 싸움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표]차량 블랙박스 연간 판매량

자료:업계 종합

블랙박스 생존전쟁 시작됐다…스타마케팅에 소송전까지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