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인력과 저렴한 인건비를 찾아 중국으로 떠난 제조업체들이 최근 잇따라 우리나라로 유턴한다는 소식이다. 노동집약산업의 대명사인 신발업종을 비롯해 전자·자동차 부품, 기계, 금속 등 기술집약업종도 다수다. 오랜만에 고국 땅을 찾아온다는 소식에 먼저 드는 생각은 `어떤 속사정이 있을까`하는 것이다. 대부분 현지 경영상황이 어려워졌거나 인건비 상승으로 비용절감도 예전 같지 않은 모양이다. 기술인력 확보도 어려울 뿐 아니라 기술유출 방치 측면에서도 중국보다는 한국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정이야 어쨌든 국내에 다시 자리잡고 공장을 가동하겠다는 의지는 환영할 일이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제조기업이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로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산업공동화가 우려됐다. 당시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지금은 20년이지만) 때문에 제조업 경쟁력이 낮아지기 시작했다. 결국 일부 소재부품기업을 제외한 완성품 업체는 세계 1위 자리를 내 줘야 했다. 요즘 우리나라가 20여년 전 일본과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 분기마다 사상최고 실적을 새로 쓰는 `삼성전자 착시현상`을 깨달아야 한다. 삼성전자와 일부 협력사를 제외하면 피부에 와 닿는 효과를 보는 기업은 거의 없다.
우리나라도 느끼지만 못했지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이 진행 중이다. 어쩌면 인정하고 싶지 않은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삼성전자나 현대기아차처럼 국가를 대표하는 기업을 받쳐주는 중소·중견기업이 과거보다 턱없이 적다는 사실이다.
이제 비용절감을 위해 떠났던 기업들이 다시 한국을 노크하고 있다. 이들 기업을 환영해 줄 따뜻한 품과 아량이 필요하다. 정부도 유턴기업 맞이에 나섰다. 유턴을 희망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유턴 초기 비용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추진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지난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해외진출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은 잠자고 있다. 고국을 다시 찾아온 기업이 또 다른 나라를 찾아 떠나지 않도록 할 다양한 유턴기업지원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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