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물등급 민간심의기구 발족에 게임 업계가 팔을 걷고 나섰다. 게임문화재단이 두 차례 심의에 탈락해 민간 이양이 지연되자 다시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8년 동안 추진해온 게임물 등급 심의 민간 이양이 다시 힘을 받을 전망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게임산업협회를 중심으로 게임물등급 지정을 위한 민간심의기구 발족을 준비 중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인력 구성, 규모, 운영방안 등을 확정하는 것이 목표다.
민간심의기구는 정부의 게임물 등급 지정 업무를 이양 받아 자율적으로 게임 등급 분류를 한다. 게임문화재단이 지난 1, 2차 지정 공고에 단독 접수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독립적으로 운영할 민간심의기구가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게 이유라고 전해진다.
게임산업협회 소속 기업들이 직접 팔을 걷으면서 예산 확보 문제는 한층 수월하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지속적으로 게임물 등급 분류를 민간 자율로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정부가 민간 이양 의지를 밝히고 게임법 개정안까지 마련했지만 실제 업무를 담당할 민간심의기구 출범이 늦어지자 업체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민간심의기구는 게임물등급위원회 산하 독립 기구로 운영된다. 청소년 대상의 게임 심의를 민간이 맡는 형태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개정안은 게임물등급위원회가 담당한 등급 분류 업무를 민간기구에 위탁할 수 있는 근거다. 업계에서는 현실적이고 효율성 있는 등급 분류 지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민간이 자율적으로 등급심의를 맡아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해 왔다.
김성곤 한국게임산업협회 사무국장은 “게임문화재단이 민간심의기구 발족을 준비할 때도 협회가 초기에만 참여했었지만 두 차례 지정 심의에서 고배를 마셔 협회가 주도적으로 조직 구성을 준비하게 됐다”며 “게임사가 직접 기구에 소속돼 참여하는 것은 아니며 조직 출범을 인큐베이팅 하는 역할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새로운 꾸려질 국회 상임위에서는 게임물등급위원회 해체를 놓고 정부와 전병헌 국회의원이 각각 제시한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개정안을 논의해야 한다. 정부는 게임물등급위원회를 `게임물위원회`로 변경하고 성인용 게임의 등급 업무와 사후 관리를 맡는 안을 제시했다. 반면 전병헌 의원은 위원회를 해체하고 모든 게임 등급 업무를 민간기구가 맡는 방안을 내놨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