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출근해서 하루 종일 회의만 하다가 일과가 끝나는 경우도 많다. 기업 CEO를 비롯해 대부분의 경영진들이 중요한 사안이나 전략적 이슈를 놓고 사색을 통해 색다른 대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갖기보다는 이런 저런 회의에 참석하느라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 회의로 생산적인 결과를 낳는 일도 많지만 반대로 회의가 끝나면 의욕이 떨어지고 에너지가 소진되는 일도 많다. 한 마디로 회의(會議)가 끝나면 심각한 회의(懷疑)가 들어서 회의(會議)라는 말만 들어도 회의(懷疑)가 들기 시작하는 경우가 비일비재다.
대한민국 사람이 갖고 있는 세계적인 경쟁력 중의 하나가 검토 능력이라고 한다. 회사 곳곳에서 전국검토능력경진대회가 열려 검토를 가장 잘하는 사람과 팀을 선발하는 것처럼 보이는 회의가 많다. 북대서양조약기구를 의미하는 NATO(North Atlantic Treaty Organisation)가 NATO(No Action Talking Only)로 변형된다. 검토할 필요성이 전혀 없는 사안은 없다. 다만 검토에 검토를 거듭하다 정작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거나 의사결정을 너무 늦게 해서 심각한 피해나 손실을 입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나친 검토가 문제되는 것이다.
회의를 통해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너무 완벽한 결론을 얻기 위해 오랫동안 검토를 거듭하다 결과적으로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너무 많다. 회의를 통해 생산적인 결론을 얻고 회의의 과정이 의미 있고 재미있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사전에 회의의 어젠다를 분명하게 공유하고 관련 자료를 사전에 공지해서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은 누구나 공부하고 회의에 들어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늘 하던 이야기나 식상한 의견이 공유되면서 재미가 없어지고 의미도 없는 비생산적인 회의가 반복될 뿐이다. 색다른 지적자극에 의도적으로 노출되지 않으면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는 절대로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회의를 통해 팀원들의 다양한 의견이 공유되고 논의를 거듭하다 마지막 결론은 팀장이나 해당 리더가 일방적으로 내리면 회의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의욕을 상실하고 심각한 회의가 들게 된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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