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래가는 전기차 배터리 '주목'…왜?

전기화학회와 국제 기술 교류 추진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리튬공기전지 기본 구조도

100% 전기로 주행하는 전기자동차는 친환경 시대를 대표하는 상품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결정적 한계가 있다. 주행 거리가 짧다는 점이다. 일례로 인기 전기차인 닛산 리프가 갈 수 있는 최대 거리는 고작 110km(에어컨 켜고 시속 89km 주행 시)다. 장거리는 고사하고 근교에 다녀올 수준이다. `한 번 충전으로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을까.` 이 난제를 풀 수 있는 대안적 기술을 찾기 위해 삼성전자가 국내외 학계와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오는 21일 한국전기화학회와 공동으로 미래 기술인 `리튬공기전지(Li-Air Battery) 기술 교류 및 활성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에서 제1회 국제 심포지엄을 열고,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리튬공기 전지는 음극에서 리튬이 산화·환원 반응하고, 양극인 공기극에서는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산소의 산화·환원 반응이 일어나는 2차 전지다. 소재 특성상 현재 리튬이온 전지에 비해 에너지 밀도를 크게 높일 수 있어 차세대 배터리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리튬이온 전지의 10배 이상이며, 상용화 시에도 약 5배에 이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삼성전자 종기원 측은 “리튬공기 전지를 전기차에 도입하면 한 번 충전으로 500㎞를 주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수 있는 전기차의 탄생을 의미한다.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획기적인 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상업화를 위한 기술 개발은 이제 막 시작단계다. 리튬공기 전지 개념은 지난 1970년대 전기차를 위해 고안됐지만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그동안 연구개발이 더뎠다. 일례로 음극 보호막으로 사용하는 고체 전해질의 열화 문제, 양극내 유기 용매가 과산화리튬과 반응해 분해되는 문제 등이 대표적인 난제들이다.

그러나 리튬공기 전지의 가능성에 주목해 세계적으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기술 개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전기화학회 관계자는 “조만간 가장 유력한 형태의 리튬공기 전지 원형이 출현하고 관련 기술 개발이 집중될 것”이라며 “전기차 시대는 지금의 리튬이온 전지 기술를 근간으로 여명기를 거쳐 리튬공기 전지 기술에 기반한 성숙기로 도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는 21일 심포지엄에서는 일본 리튬공기 전지 분야 선구자인 야마모토 명예교수와 도요타 연구개발센터 책임자인 니시쿠리 씨가 음극과 전해질 등 핵심 소재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아울러 삼성 종기원 임동민 박사는 사이클 수명을 늘린 리튬공기전지 셀을 공개할 계획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