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스마트폰 사업에 진출한다.
지난해 11월 시티그룹의 분석가인 마크 애허니가 처음으로 아마존이 스마트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후 9개월만에 미 블룸버그가 이를 다시 확인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마존은 OEM 전문업체 폭스콘 인터내셔널 홀딩스과 스마트폰 생산에 관해 협의 중이다. 익히 알려진대로 폭스콘은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중국에서 생산해 공급 중인 회사다.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폭스콘은 애플의 아이폰을 생산하면서 동시에 아마존 스마트폰까지 생산하게 된다. 아마존이 킨들 파이어를 생산, 애플 아이패드와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 아이폰의 경쟁 제품인 스마트폰까지 생산하는 묘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아마존은 스마트폰 사업 진출에 관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이 스마트폰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조건은 이미 충분히 형성되어 있다. 아마존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변경, 자사의 킨들 파이어에 탑재해 공급하고 있으며 독자적으로 앱스토어까지 운영하고 있다. 여기다 전자책 사업을 추진하면서 다양한 콘텐츠도 확보한 상태다.
블룸버그는 아마존이 스마트폰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특허 전문가인 매트 고든을 영입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전 MS CTO가 설립한 `인텔렉추얼 벤처매니지먼트`사의 수석 디렉터를 역임했다. 매트 고든은 아마존에서 특허와 투자부문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이 특허 전문가를 채용한 이유는 스마트폰 분야의 특허 문제에 정면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스마트폰 분야는 업체들간 특허권 분쟁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아마존이 스마트폰을 내놓으면 다른 스마트폰 업체들이 특허 침해를 이유로 제소할 가능성이 높다. 아마존은 올해 5건에 달하는 특허권 분쟁에 휘말려 있고, 지난해에도 무려 20건의 특허 분쟁에 시달렸다. 특허 전문가의 채용은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존이 스마트폰 사업에 진출할 경우 이동통신 사업자와 관계 설정도 매우 중요하다. `올씽스 디지털`은 아마존이 이통사업자로부터 도매 방식으로 무선서비스를 매입해 스마트폰과 번들 방식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아마존이 스마트폰 사업에 진출하면 아마존은 전자책, 전자책 콘텐츠, 앱스토어, 태블릿 사업을 아우르는 거대한 생태계를 독자적으로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