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 CIO 대다수 "합의 불가피...전문SW 등으로 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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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 어도비, 오라클, SAP 등 외산 소프트웨어(SW) 업체와 라이선스 이슈를 맞닥뜨린 최고정보책임자(CIO) 고민은 크게 △SW 기업과 추가 구매 비용 협상 △재구입 비용에 대한 경영진 설득 △대체 SW를 포함한 대안 마련 세 가지 측면으로 나뉜다.

한미 FTA 이후 미국 수출이 이뤄지고 있는 제조 대기업은 해당 미국 SW 기업과 법적 문제 확대를 기피하고 있어 CIO 고민은 더 심각하다. 수출에 주력하는 A 제조기업 CIO는 “마치 준비하고 있듯 FTA 발효 며칠 만에 물밀듯 들어와선 `미국 수출이 막힐 수도 있다`고 압박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실사를 거부하다 영장을 들고 왔을 때 불법SW가 문제되면 해당 SW 재구매 비용은 물론이고 벌금으로 추가 구입 비용의 80%가량을 더 내야 하기 때문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라도 실사 거부는 어렵다는 것이 CIO 입장이다.

국방부 등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등 경영과 직결된 제조기업보다 의견 호소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일부 CIO는 억울함도 호소한다. B 금융기업 CIO는 “기업 입장에서는 업그레이드 버전 등 설명과 안내도 없었던 상황에서 모르는 직원의 SW 버전 업그레이드 클릭 한 번으로 불법SW가 될 수 있는 것인데 이때에도 감사가 들어오면 불법SW를 쓰는 기업이 될 수 있다”면서 “중앙에서 이를 다 통제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우려했다.

계약 당시와 다른 말을 하는 SW 업체 대응 방식에 불만을 토로하는 CIO도 적지 않다. EA 계약을 체결했다는 한 CIO는 “영업 당시 직원이 `문제삼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을 본사 다른 사업부가 모르는 척 다시 구매를 요구하는 것은 물건을 살 때와 팔 때에 따라 바뀌는 SW 기업 심리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결국 CIO에겐 SW 업체가 요구하는 수량 혹은 구매 단가 협상이 관건이다. C 중견 기업 CIO는 “제조 기업은 비PC 사용인력을 감안해 수량은 전 임직원 수 60~80% 선에서 라이선스 구입 타결이 이뤄진다”면서 “최근처럼 FTA 이후 법적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커져 SW 기업이 제시한 금액에 가깝게 타결되는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협상 시 해당 SW 기업의 다른 제품을 추가로 구매하거나 계약기간을 연장하면 다소 유리하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추가 구매 비용을 CEO·CFO에게 설득하는 것도 CIO에게 말 못할 고민이다. D 중견기업 CIO는 “경영진에게는 `우리가 그간 지불하지 못했던 것을 한꺼번에 낸다고 생각하라`고 설득했다”고 토로했다.

SW 라이선스 이슈를 겪은 CIO의 주요 대응책으로는 △대체 SW로 교체 △SW 관리를 위한 프로세스 및 시스템 구축 △라이선스 계약 사항 점검 및 재설계 등이 있다.

경쟁사 제품으로 대체가 가능하면 SW 교체 카드를 꺼내는 사례가 적지 않다. 단 외산SW를 국산SW로 교체하고자 하는 CIO 가운데 일부는 국산SW 성능 및 신뢰성 부족을 지적한다.

MS 오피스에서 한컴으로 교체를 시도한 한 CIO는 “아직 한컴이 엑셀과의 호환 등 일부 부족한 면이 있고 티베로 등 국산DB도 마찬가지”라며 “국산SW의 업그레이드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또 라이선스 문제가 불거졌을 때 주로 `계약 당시 기준`이 문제되는 만큼 계약부터 이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중견 제조 기업 CIO는 “계약 사항은 가능한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후일 문제를 줄일 수 있다”면서 “불법SW를 쓰지 않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SW 관리 프로세스 및 시스템 구축에 나서는 기업도 있다. 국내 대형 제조 기업은 `셀프 테스트 프로그램`을 도입해 매달 전 직원이 불법SW를 체크하도록 한다. 매달 25일 이메일을 발송하고 직원이 메일을 열면 셀프 체크 프로그램을 클릭하는 창이 뜬다. 점검 후 완료 버튼을 누르면 정품은 초록색, 불법은 적색 경고가 떠서 클릭만 하면 해당 SW가 자동 삭제된다. 이 기업 CIO는 “체크를 하지 않는 직원은 해당 부문장에게 내가 직접 연락을 한다”면서 “이후로 불법 소프트웨어 발견율이 `제로`가 됐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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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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