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의 성공 비결에 앱스토어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다. 2008년 7월 서비스를 시작한 앱스토어는 올해 2월까지 등록된 애플리케이션이 72만 개를 넘었다. 3월까지 집계된 다운로드 수는 250억회에 이를 정도로 아이폰 성공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아이폰과 아이팟터치·아이패드에 이르기까지 iOS 기기 보급과 함께 동반성장했다.
구글 플레이(구글 마켓)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대표 오픈 애플리케이션 마켓으로 성장해 애플 앱스토어와 경쟁 중이다. 5월 현재 50만개의 앱 등록수와 150억회 다운로드라는 기록을 올리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상승과 함께 구글 플레이도 동반 성장하는 모습이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은 애플 iOS와 달리 자체 마켓 운영을 허락했다. 구글 플레이가 아니더라도 이동통신사·제조사·서비스 사업자 등이 구축한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 마켓에서 앱 다운로드와 과금 등을 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자체 오픈 마켓은 아마존 앱스토어다. 구글 플레이의 인기 애플리케이션 외에 자사 콘텐츠 소비를 위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판매한다.
iOS와 안드로이드로 대표되는 모바일 플랫폼 경쟁은 단순히 기기만의 전쟁이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마켓, 개발자, 소비자로 연결되는 이른바 `스마트 생태계(Smart Ecosystem)`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iOS는 애플이 직접 관리 감독하는 앱스토어에서만 판매하는 폐쇄형 방식을 고집하고 있지만 안드로이드는 구글 외에도 다양한 사업자들의 마켓 구축 및 운영을 허용했다.
국내에도 대표적인 안드로이드 플랫폼 오픈 마켓은 이동통신 3사 마켓과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자체 마켓 등이 있다. 이들은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중심으로 일부 다른 플랫폼으로 확대하는 모습이다. 독자 마켓 운영과 개발자 지원을 내세웠다. 이들을 통틀어 스마트 에코시스템이라고 부른다.
국내는 SK플래닛의 티스토어, KT의 올레마켓, LGU+의 유플러스앱마켓 등 통신사 마켓과 삼성전자의 삼성앱스가 대표적이다. SK플래닛과 KT는 각각 자사의 상생혁신센터와 에코노베이션팀을 통해 독자적인 스마트 에코시스템 육성에 나섰다.
또 개발 상면 공간 제공과 테스트용 단말장비 대여 등 지원 업무와 마케팅 지원, 경진대회 등을 개최해 자사에 우호적인 개발자를 확보해 스마트 생태계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각각 T아카데미(SKP)와 스마트스쿨(KT) 등의 무료 개발자 교육 등도 병행해 개발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SK플래닛과 KT가 개발자 발굴과 육성, 지원 등에 나서는 것은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같은 애플리케이션 마켓 중심의 스마트 에코시스템 구축에 목적이 있다. 구글 플레이와 이들 이통사 자체 마켓은 충돌이 아닌 상호 보완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앱 개발자 참여가 점점 늘고 있다.
지난해 말 내비게이션 업체인 팅크웨어는 KT와 손잡고 자사 안드로이드 기반 내비게이션에 독자 운영 중인 아이나비앱스 외에 올레마켓을 함께 제공하기 시작했다. 독자 마켓 구축이 필요한 제조 및 서비스 업체와 기존 통신사 마켓 사이의 제휴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페이스북의 자체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인 앱센터 구축 발표와 NHN의 자체 앱스토어 구축 계획은 스마트 에코시스템 구축이 모바일 사업에서 얼마나 중요한 지 상기시켜준 사례다. 자체 서비스 마켓 플레이스 구축과 개발자 생태계 구축 및 지원은 결국 모바일 서비스플랫폼시장의 중요한 화두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 보급이 확산함에 따라 통신 사업자·제조사·서비스 사업자 등이 직접적인 스마트 에코시스템 구축에 나서기 시작했다. 특히 우호적인 개발자 확보가 중요한 사안으로 떠오르면서 사업자들 사이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박병근(블로그 `킬크로그(http://cusee.net)` 운영) keunpar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