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반도국 그리스의 정치구도가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그리스가 긴축을 수용하는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하면서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것이란 우려가 시장을 패닉으로 몰고 갔다. 증시전문가들은 최근 전 세계 증시 동시 급락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움직임으로 오는 6월 예정된 재선거 결과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21일 시작하는 주간시장도 그리스 국민의 선택에 따라 출렁거릴 가능성이 크다.
그리스 정치 시나리오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1안은 긴축 찬성파가 정권을 잡고 기존 협약한 긴축을 수행하고 구제금융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는 감소하고 금융시장 역시 3월 이전 수준으로 복귀할 수 있다.
2안은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기존 긴축안과 구제금융 조건에 대해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 경우 독일 등 구제금융 지원국가와의 상당기간 협상 과정이 전개될 수밖에 없다.
3안인 최악의 시나리오는 긴축 반대파가 정권을 잡고 긴축 및 구제금융에 반대하는 것이다. 최근 독일 재무장관과 독일 언론이 그리스가 긴축을 수용하지 않으면 구제금융을 차단하고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어 이렇게 되면 그리스의 디폴트 선언이 불가피하다.
증시전문가들은 우선 그리스가 긴축과 구제금융을 반대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선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할 경우 러시아나 아르헨티나 사례에서 볼수 있듯 통화가치가 폭락하고 물가가 급등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며 “그리스가 유로존을 이탈할 경우 그리스 국민은 더욱 고통스러운 상황을 맞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면 글로벌 주식시장과 금융시장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
다만 민간금융기관이 그리스 문제가 불거진 2009년 말 이후 3년 가까이 그리스 국채 리스크를 줄여왔다는 점에서 최악의 국면은 도래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더라도 유럽 민간은행의 국채 보유는 2009년보다 70% 줄어든 900억유로에 그치고 유동성 위기를 차단할 3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등이 시행되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재정 취약국가의 국채 매입을 늘린다면 그리스 유로존 탈퇴 영향은 단기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주목해야 할 핵심 이벤트는 6월 그리스 재선거와 EU정상회의를 꼽았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재선거를 앞두고 그리스 국민 여론이 관건이지만 오는 23일 EU정상회의와 내달 6일 예정된 ECB정책회의에서 유로존 체계 유지를 위한 정책공조가 이뤄지면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해도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남부유럽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리스 정국 시나리오별 전망
자료:각사 취합
주요 유럽 정치 이벤트 일정
자료:대우증권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