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모바일 생태계가 열린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 완결판으로 기대 받는 `갤럭시S3`를 계기로 스마트폰-스마트패드-앱 마켓플레이스-클라우드 서비스 등으로 이어지는 `갤럭시 생태계`를 구현할 계획이다. `아이폰` 하나로 독보적인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한 애플의 성공을 삼성전자가 뛰어넘을 수 있을지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갤럭시 제국` 완성=갤럭시S3는 삼성전자에게 단순한 인기 스마트폰 시리즈 후속작이 아니다. 각각 2000만대 이상 팔린 갤럭시S·S2가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의 성과였다면 갤럭시S3는 삼성전자가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발돋움하는 시발점이다.
이와 동시에 갤럭시S3는 모바일기기 시장에서 새로운 카테고리를 발견한 `갤럭시노트`, 업계에서 가장 많은 라인업을 보유한 스마트패드 `갤럭시탭`과 더불어 이른바 `갤럭시 제국` 완성을 알리는 제품이기도 하다.
갤럭시 시리즈 전작의 성공은 세계 모바일 시장에서 삼성전자 위상을 한 단계 올려놓았다. 갤럭시S3 출시를 앞두고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에서 쏟아진 관심은 과거 갤럭시S, 갤럭시S2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예상 출시 일정과 스펙을 놓고 벌어진 각국 매체와 소비자 추격전은 갤럭시S 시리즈가 시간이 지나면 으레 신제품이 나오는 스마트폰 단계를 뛰어넘었다는 것을 입증했다.
◇새로운 생태계 구현=1분기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1위로 등극했다. 갤럭시S3는 신종균 사장의 표현대로 사실상 현존하는 최고 기술력을 담은 스마트폰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모바일 1위 업체를 넘어 고유의 `갤럭시 생태계`를 열어나갈 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반은 갖춰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와 맞물려 날로 성장하고 있는 앱 마켓플레이스 `삼성앱스`, 개인 사용자를 결집하기 위해 추진 중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생태계를 준비하고 있다.
`올셰어 플레이` `올셰어 캐스트` 등 갤럭시 단말기를 활용한 N스크린 서비스도 구현됐다. 독자 운용체계(OS) `바다`와 `타이젠`은 삼성전자가 모바일 플랫폼 업체로 도약을 꾀하는 발판이다.
갤럭시 시리즈에 각종 부품과 소프트웨어(SW)를 공급하는 수많은 기업은 갤럭시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든든한 우군이다. 출시 때마다 `텐밀리언셀러`를 보장하는 갤럭시 시리즈는 ICT 업계는 물론이고 금융·콘텐츠·교육·출판업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넘어야 할 벽은=구글 안드로이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생태계를 구현하는 디딤돌인 동시에 이를 가로막는 방해요소기도 하다. 애플이 눈에 보이는 절대적 경쟁자라면 구글은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경계점에 서 있다.
갤럭시 시리즈는 3년 전 구글이 마련한 안드로이드 생태계 구성요소로 출발했다. 시작점에서는 많은 선수가 함께 출발했다. 지금은 갤럭시 시리즈가 다른 경쟁자를 제치고 한참을 앞서 있다.
애플에 맞서는 구글과 삼성전자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물린 덕이다.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등 변수가 있었지만 애플이라는 강력한 경쟁자 앞에서 둘 사이 공조는 유지됐다.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폰을 넘어 갤럭시 생태계라는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할 수 있는 규모로 성장한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삼성에게 안드로이드는 반드시 필요한 핵심요소지만 그렇다고 영원히 함께 갈 수 있는 동반자는 아니다.
클라우드 기반 메일·캘린더·오피스 서비스로 수많은 모바일 사용자를 손안에 넣은 구글이 있는 한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OS를 제일 많이 판매하는 스마트폰 업체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다.
같은 의미에서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아마존 역시 삼성전자의 강력한 견제 대상이다. 콘텐츠와 단말기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는 아마존은 애플과 구글에 이을 차기 모바일 생태계 후보를 꼽을 때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스마트기기 시장의 강력한 경쟁자 애플, 아슬아슬한 공동전선 구글, 삼성과 동일한 상황에서 새로운 영역으로 도약을 꿈꾸는 아마존. 모두 삼성전자가 갤럭시 생태계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넘어야 할 벽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