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과학자들'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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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1980년대 경제 발전기 과학기술계를 이끈 `베이비 붐 세대` 과학자들이 정년을 맞았다. 잇따라 연구 활동을 접는 이 고급 기술 인력을 활용할 제도는 없다. 고급 경력 과학자의 활용과 지원이 사회적 과제로 떠올랐다.

베이비 붐 세대는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을 뜻한다. 2010년 기준 총인구의 14.6%인 713만8000여명에 이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들이 지금부터 10년에 걸쳐 퇴직 시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 과학기술계도 예외일 수 없다. 올해를 기점으로 은퇴 과학자가 꾸준히 늘어날 추세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서 발표한 연구 개발 활동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정년퇴직을 앞둔 60세 이상 과학기술인은 5488명이다. 2002년 2162명에 비해 두 배가 넘는다. 매년 12.3%씩 증가해 올해 6000명 이상의 과학기술인이 은퇴를 앞둔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10년간 은퇴과학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50~59세 과학기술인력은 3만3310명이다. 2002년 1만명 정도였다. 10년 사이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연평균 15.7%씩 늘어난 셈이다.

과학기술계는 은퇴 과학자를 활용해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하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모자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제2차 과학기술인재 육성·지원 기본계획`에 따라 2015년까지 원로과학자를 활용하기로 했다. 대표 사례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ReSEAT`사업이다. 은퇴과학자를 전문 연구위원으로 뽑아 과학기술 분석과 동향 파악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인원은 280명이다. ReSEAT 사업은 280명을 유지하기 위해 성과제 형태로 하위 10% 인력을 계속 바꾼다. 올해 ReSEAT 사업 예산은 25억원이다. 이상필 KISTI 책임연구원은 “은퇴과학자 활용 규모를 늘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라고 밝혔다.

한국산업진흥회 `테크노닥터`, 연구개발지원본부 은퇴과학자 지원 프로그램 등엔 500명 안팎 은퇴 과학자가 활동한다. 이들을 모두 합쳐도 60세 이상 과학기술인 대비 10%, 50세 이상의 1.3%밖에 되지 않는다. ReSEAT 프로그램에 참여한 은퇴 과학자 박장선 박사(66)는 “30년 이상 연구한 노하우가 유용하다”며 “은퇴 과학자를 통해 훨씬 저비용으로 과학 연구 분야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경력 과학자는 은퇴 이후에도 연구와 연구 지원이 가능해 과학 분야 활동을 지속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성일 연구개발지원본부 기술사업화 부문 전임은 “은퇴과학자 기술 상담 데스크 운영 후 기술 접근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문의가 많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인공제회도 은퇴 과학자가 급증하자 이들의 전문역량을 기반으로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는 `석좌원` 설립을 고민 중이다. 설립을 위한 기획연구를 마쳤지만 세부 사업방향을 내놓지 못했다. 이충기 과기공제회 자산운영정책실장은 “석좌원 자체도 수익 창출원이 없으면 지속적인 운영이 어려워 수익성 있는 민간 주도 형태로 진행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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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은퇴한 과학자들'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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