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상파 TV의 디지털 전환 빈틈 없어야

올 12월 31일 새벽 4시에 있을 아날로그 지상파 TV방송의 디지털 전환을 앞두고 정부가 막바지 노력을 경주한다. 아직 지상파 TV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가구가 55만5000여곳이나 남았기 때문이다. 국내 1734만여 가구의 3.2%다. 케이블TV 같은 유료방송에 가입했거나 디지털 TV를 가진 가구, 공시청 설비나 아날로그 TV에 `디지털 컨버터`를 설치한 가구를 뺀 사각지대다. 이들은 디지털 TV를 따로 사거나 유료방송에 가입하지 않는 한 올해 말부터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없다.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요구된다. 아날로그 지상파 TV의 디지털 전환은 방송 효용을 높이고 더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기 위한 선택이다. 국가가 제안해 결행했으니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방방곡곡에 누구에게나 보편적 방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책임을 외면하지 말라는 얘기다.

지금까지 큰 문제없이 잘했으되 더 분발할 것을 당부한다. 무엇보다 기초생활수급권자와 차상위 계층 지원에 더 신경을 써야겠다. 정부가 지정한 22인치짜리 디지털 TV의 본인 부담액 5만9000원조차 쉬 준비할 수 없는 이가 여전히 적잖다. 이런 가구에 디지털 TV신호의 아날로그 전환에 쓸 디지털 컨버터를 제공하는 데 소홀하면 안 된다.

케이블TV·위성TV·인터넷(IP)TV 등 기존 유료방송을 시청하는 가구에게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며 꾀어내는 일부 사업자의 행태도 막아야 한다. 특히 지상파 수신환경이 좋지 않아 없는 살림에도 저렴한 유료방송을 이용하는 가구를 “디지털로 바꾸지 않으면 방송 시청이 아예 불가능한 것처럼” 유인하는 행위를 규제할 필요가 있겠다. 지상파 TV방송의 디지털 전환은 `시청자 권익 향상`과 `국민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함이다. 그 뜻에 충실한 마무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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