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ICT 전략 협의체, 제 구실 해야

　국가 정보통신기술(ICT) 정책을 조정·연계할 정부 협의체가 상설된다. 방송통신위원회·지식경제부·행정안전부를 비롯한 주요 ICT 관련 행정기관의 차관급 모임이다. 국가 정보화 사업의 내실을 다지는 게 차관급 협의체를 만든 이유다. 행정기관별 사업을 잘 추스를 수 있는 차관 간 협력은 정책 집행력을 높일 열쇠다. 대통령 임기가 1년여밖에 남지 않은 터라 새 ICT 관련 국책사업을 벌일 수 없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도 보인다.

　궁극적으로 콘텐츠 산업처럼 기관 간 협력이 부족한 분야의 정책 연계성을 높여야 한다. 빈틈이 없도록 부처별 정책 협력 체계를 면밀히 살필 일이다. 콘텐츠 제작·유통 기반을 강화하려는 방통위 계획에 스마트TV·N스크린 등 차세대 콘텐츠 동반성장을 지원하려는 문화부 사업을 연계해야 마땅하다. ICT 융합 현상을 산업 전반으로 넓히고, 소프트웨어 산업 체질을 강화하려는 지경부 사업도 마찬가지다. 원활히 협력·조정해야 피 같은 세금을 낭비하지 않는다.

　부처 이기가 도지면 곤란하다. ICT를 에너지·녹색산업(지경부)이나 해양관광산업(국토해양부) 활성화 도구로만 쓰는 등 미시적 목표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는 얘기다. 국가공간정보 통합 작업(국토부)과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정보자원 통합사업(행안부)도 부처별 성과만 노리면 중복 투자 덫에 걸릴 수밖에 없다.

　김황식 총리는 “당장의 경제성장뿐만 아니라 미래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IT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역량 결집은 잘 짠 정책과 실행에서 나온다. 잘 짠 정책은 유관 부처 간 유기적 관계를 통해 구현되게 마련이다. 상설 협의체에 거는 기대가 큰 만큼 제 역할을 해야 한다. ICT 거버넌스 방향도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