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미래 유망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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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지난해 FPD 전시회에서 선보인 플렉시블 AM OLED. 이 업체는 새해부터 본격 양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뜨는 기술과 미래 산업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2011년 글로벌 10대 유망 기술’ 보고서에서 미래 산업 메가트렌드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기존 제조공정 기술 중심에서 소프트웨어와 소재 혁신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공급자 관점의 기능 개선보다 사용자 편의성과 새로운 용도 창출이 키워드로 부상했다. 마지막으로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이 독점하던 기술 혁신그룹에 신흥 세력인 우리나라와 중국이 합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가 반도체·LCD 등 부품에 이어 TV·휴대폰 등 세트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시장 선도자)’로 진화하고, 차세대 기술 개발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차세대 기술 개발은 우리나라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화두다.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있는 차세대 기술과 인류의 삶을 바꿀 신기술을 중심으로 뜨고 있는 미래 유망 기술들을 살펴본다.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유망 기술>

 ◇플렉시블(Flexible) 디스플레이=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얇고 유연한 기판을 이용해 휘고 구부리거나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통칭한다. 기술 개발은 전자종이(e페이퍼)에서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전자종이는 기술적 특성으로 동영상 구현이 어렵고, 제조 과정에서 양산성이 부족하다.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다. AM OLED는 한 장의 기판을 사용하고 자체 발광 및 광시야각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가장 적합하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SMD)는 지난 2010년 일본에서 열린 FPD 전시회에서 4.5인치 WVGA(800×480)급 플렉시블 AM OLED 시제품을 선보였다. 인치당픽셀수(PPI)는 206 수준이다. 이후 2년간 해상도 개선 및 양산 기술 확보에 나섰다. SMD는 지난해 5월 일본 우베코산과 플렉시블 기판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올해부터 양산한다는 목표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등 모바일 기기 휴대성과 활용성을 혁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용량 리튬 2차전지=리튬이온전지는 녹색시대 총아로 꼽힌다. 하지만 휘발성 전해액으로 인해 폭발 위험성이 있고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것이 단점이다. 폭발 위험이 적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차세대 배터리가 유망 기술로 부상한 배경이다.

 대안으로 안전성을 높인 ‘전고체 전지’와 에너지를 더 많이 담을 수 있는 ‘금속공기전지’가 주목받고 있다. 전고체 전지는 휘발성이 있는 전해액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폭발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인 제품이다.

 금속공기전지는 음극으로 리튬 또는 아연금속, 양극으로 공기 중의 산소를 이용하는 것이다. 에너지 밀도가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10~15배까지 높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전지 중요 구성 요소인 양극활물질을 공기로 대체하기 때문에 전지의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음극에 사용되는 금속만으로도 용량 확대가 가능하기도 하다.

 ◇대형 AM OLED TV=지난 2009년 하반기 이후 세계 TV시장은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를 극복할 새 기술로 AM OLED TV가 부상하고 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올 하반기 이후 본격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두 업체 모두 8세대(2500×2200㎜) 대형 기판을 이용한 AM OLED 양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남은 과제는 기존 LCD TV를 뛰어넘는 화질과 광시야각 특성 등 새로운 기술적 가치를 제공하고, 양산성을 확보해 가격을 낮추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40인치 이상 TV 시장에서 AM OLED TV 비중은 2013년 2% 수준에서 2016년 26%까지 급격히 확대될 전망이다.

 

 ◇줄기세포 치료제=줄기세포 치료제는 환자의 몸에서 줄기세포를 분리, 배양해 맞춤형 치료제를 생산하는 것이다. 통상 치료법은 병의 증상을 다스리는데 있지만 줄기세포 치료는 손상된 장기를 재생하고 기능을 복원할 수 있어 치료의 근본을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이 분야도 우리나라가 앞서가고 있다. 에프씨비파미셀의 ‘하티셀그램-AMI’이라는 심장근육 줄기세포 치료제가 지난해 7월 1일자로 허가되면서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 치료제를 상용화했다. 정부는 최근 줄기세포 연구개발 예산을 증액하고 ‘국가줄기세포은행’ 설립도 추진 중이다.

 미국은 오바마 정부 이후 줄기세포 규제를 완화하고 투자를 확대, 300여개 줄기세포 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상업화에 도전 중이다. 세계 줄기세포 치료 시장규모는 2009년 27억달러에서 2014년 58억달러, 2019년 125억달러로 성장이 예상된다.

 

 <인류이 삶을 혁신할 유망 기술>

 ◇음성 인식=터치스크린 뒤를 이을 차세대 입력방식으로 음성 인식이 주목받고 있다. 음성 인식은 최근 인식률이 급격히 향상되면서 사용자 인터페이스 핵심으로 부상했다. 이 같은 기술혁신 배경은 유사한 음성을 검색하는 기능을 단말기에서 클라우드 서버로 이동시킨 것이 핵심이다. 이를 기반으로 인식 정확도가 20% 수준에서 90%대로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단말기는 물론 소프트웨어 및 고속 무선통신 기술이 융합된 결과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IT기업들은 음성인식 기술 확보를 위해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애플이 지난 2010년 음성인식 원천 기술을 보유한 시리를 인수해 아이폰4S에 기능을 탑재했다. 이 업체는 올해 선보일 예정인 애플TV에도 음성인식을 핵심 기능으로 부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음성인식은 자동차, 의료 산업 등으로 급속히 확산, 2013년 54억달러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웹 기반 앱=애플은 2008년 앱스토어를 오픈하면서 애플리케이션 전성시대를 열었다. 아이폰을 통해 구축한 단일 플랫폼 위에 개발자들이 매력적인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을 유통하도록 해 애플만의 독자적인 생태계를 완성했다. 하지만 이런 IT모델에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의 부상이다. 웹은 표준화돼 있다. 다시 말해 언제 어디서나 브라우저가 있으면 웹에 접속할 수 있다는 뜻이다.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은 이처럼 별도의 앱을 다운로드 하거나 구매하지 않고 웹에서 직접 서비스 받는 기술이다. 차세대 웹 표준 HTML5가 핵심기술이다. HTML5는 현재 웹 표준인 HTML4에 비해 2D와 3D 성능 향상은 물론 동영상 재생, 위치 정보 제공 등이 추가됐다. 애플 iOS, 구글 안드로이드와 같은 개별 OS에 맞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필요 없이 HTML5 앱만 있으면 여러 종류의 브라우저에서, 다시 말해 다양한 기기에서도 원활한 구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저변은 그 만큼 넓어지게 된다.

 

 ◇차세대 그린 에너지=미생물연료전지(MFC)를 이용해 수 처리와 전력 생산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기술, 이온성 액체를 이용한 이산화탄소 분리 및 회수 기술 등이 차세대 그린 기술로 부상 중이다.

 미생물연료전지는 미생물 균체를 촉매로 사용해 유기물을 분해하고 이 때 발생하는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직접 전환하는 기술이다. 유기물이 포함된 환경 폐기물을 처리함과 동시에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차세대 그린 에너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온성 액체는 100℃ 이하에서 액체로 존재하는 염(산과 염기가 반응을 일으킬 때 물과 함께 생성되는 물질, salt)이다. 높은 열 안정성, 낮은 휘발성과 다양한 물질에 대한 용해성이 특징이다. 이 같은 특성으로 독성이 강한 기존 유기용매의 대체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이산화탄소 분리 및 회수 기술에 비해 환경 오염 물질 발생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향후 5년 내에 기술 실현이 가능할 전망이다.

 

 ◇신개념 헬스케어=건강은 인류 최대 관심사인 동시에 도전 과제다. 특히 저출산, 노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질병을 미리 예방하고 개인에 맞는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산업이 부상하는 이유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올 초 선보인 혈당관리 시스템은 환자가 가정에서 측정한 혈당 데이터를 병원으로 전송하면 의료진이 이를 실시간으로 평가한 뒤 개인별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신개념 서비스다. IT와 의료 기술의 융합된 사례다.

 헬스케어 산업 내 소프트웨어 활용 영역 확대도 기대된다. 특히 의료 영상을 소프트웨어로 정밀 가공·분석하는 지능형 영상 진단 기술은 앞으로 큰 성장이 예상된다. 가상 내시경, 가상 수술 시뮬레이션과 같은 신기술 분야 창출도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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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인식은 차세대 입력 장치로 최근 인식률이 대폭 향상되면서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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