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통사도 개인정보 판매 `충격`

 미국 이동통신업체들이 고객 개인정보를 광고업자 등에 팔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이트가 ‘쉬쉬’하면서 정보를 팔아넘겨 문제가 된 것과 달리, 이들은 개인정보이용약관 등을 변경해 보다 교묘한 방식으로 진행했다.

 2일 CNN머니 인터넷판은 버라이즌과 AT&T, 스프린트 넥스텔, T모바일 등 이동통신업체가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모아 광고업자 등 제3자(써드파티)에게 판매했다고 보도했다.

 버라이즌은 지난 달 중순 개인정보 이용약관을 변경했다. 변경 내용의 핵심은 이용자 성별과 나이, 거주지와 자주 방문하는 웹사이트, 다운로드 받는 애플리케이션 정보, 즐겨보는 동영상, 심지어 현재 위치 등의 정보를 한 데 모아 팔겠다고 개정한 것. 이용자들이 약관 변경 항목을 꼼꼼히 읽지 않고 체크하면 부지불식간에 동의하는 결과가 된다.

 AT&T와 스프린트 넥스텔, T모바일 등도 마찬가지다. AT&T 온라인 디스플레이 프로그램인 ‘애드웍스’는 이용자 각종 통계를 통해 고객층을 분리한 뒤 그에 맞춰 각종 쿠폰이나 웹 광고 등을 고객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별도로 정보 수집을 하고 있는 셈이다. 스프린트 넥스텔 대변인 제이슨 거첸은 “우리는 이용자들이 휴대폰을 통해 방문하는 웹사이트나 이용하는 애플리케이션 등을 파악하고 있다”며 “이들을 상대로 표적 광고 업체가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T모바일도 스프린트와 유사한 형태의 사업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등 SNS 사이트 등은 이용자 로그인 정보나 자주 방문하는 웹 사이트를 모은 데이터 기록을 제3자에게 넘기고 있다는 의혹에 시달렸다. 미국 웹프라이버시 시민단체는 페이스북을 이와 관련한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이처럼 이통사들이 고객 개인정보를 상업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미국 디지털광고업체 더블블릭의 전 엔지니어인 브라이언 케니시는 “이동통신업체들이 이미 10년 전부터 고객들의 위치정보를 제3자와 공유해왔다”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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