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에 버금가는 산업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국내 산업과 대중소기업 모두가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국내 2차전지 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전지산업협회가 1일 공식 출범했다. 세계 IT 배터리 시장 1위 삼성SDI, 리튬이온 자동차 배터리 1위 LG화학이 참여한 세계 최대 전지 연합군의 탄생이다. 여기엔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등 60여개 전지 및 소재기업이 가세, 명실상부한 대표 단체로서 위상도 갖췄다.
초대 협회장으로 선임된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2차전지를 반도체와 같은 산업 먹거리로 육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장밋빛 전망은 경계하면서 “적극적인 정책 건의와 생태계 구축을 통한 동반성장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신임 회장은 우선 자원 확보 문제를 지적했다. 2차전지 제조의 가장 앞단에 있는 리튬, 코발트, 니켈 등 기초 광물을 중국이 싹쓸이 하고 있어 앞으로 걱정이 크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2차전지를 제대로 하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이 꼽히지만 지역적 편재성이 강한 기초 광물을 중국이 빠른 속도로 선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물 확보는 배터리 경쟁력과 직결된다. 광물이 없으면 배터리 소재도 만들 수 없다. 자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핵심 소재에 대한 외부 의존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단 설명이다.
박 회장은 “국내 2차전지 산업은 밸류체인(가치사슬)이 아직 완성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이에 대한 개선도 협회 차원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초 광물에서 황산화 과정을 거쳐 전구체를 만드는 일, 전구체에서 활물질을 만드는 일 등 생산과정에 국내 기업의 취약한 곳이 있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역할을 찾아 체인을 완성하는데 협회가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회가 앞장서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해 우리나라가 2차전지 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게 박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2차전지 시장 규모가 현재 400억달러에서 2020년 1200억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2차전지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하고 국가 인프라를 결정짓게 될 에너지 저장사업으로까지 영역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는 한번 쓰고 버리는 일차전지와는 달리 전기를 저장했다가 다시 사용이 가능한 전지다. 우리나라는 1999년 LG화학이 원통형 2차전지를 첫 출하한 이래 10년 만에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삼성SDI와 LG화학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50%가 넘는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