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순수 SW가 이룬 전대미문의 쾌거입니다. 평생 가슴에 안고 살겠습니다.”
20일(현지시각) GE캐피털의 사례발표 현장에 참석한 장병식 티맥스소프트 미국법인 대표는 GE캐피털에 적용된 ‘오픈프레임’의 성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국의 SW가 자체 경쟁력으로 세계 최대 SW 강국인 미국에서 대형 선진 금융사의 핵심 시스템에 도입된 것, 또 미국 시장의 거대 공룡인 IBM을 기술력으로 넘었다는 것은 잊을 수 없는 역사적 순간이란 설명이다.
티맥스소프트는 초기 미국 시장에서 이름없는 중소업체로서 설움을 겪어야 했다. 비록 국내에서는 잘 알려진 SW 업체지만 미국인들이 보기에는 작은 무명 업체에 불과했다.
장 대표는 “미국은 매우 보수적 IT 투자 성향을 지니기 때문에 진입이 쉽지 않고, 중앙 집중식 시스템의 특성 때문에 오류에 치명적이라 신뢰가 없는 경우 초기 진입 성공률은 더욱 낮다”고 말했다.
4년 전 티맥스소프트가 처음 자체 솔루션 오픈프레임(OpenFrame)을 소개 했을 때 반응은 냉랭했다. 하지만 티맥스소프트 전 임직원이 뭉쳐 1년 반에 걸친 끊임없는 밑작업을 추진한 끝에 GE캐피털과 파트너십을 맺는 데 성공했다.
기존 포트폴리오관리시스템(PMS)의 메인프레임 공급 사업자였던 IBM과의 싸움은 고달팠다. 장 대표는 “이름 없는 작은 기업으로 겪어야 했던 설움은 모두 당했을 정도”라고 회고했다.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을 믿고 혼연일체로 열정을 다한 티맥스소프트의 전사적인 노력이다. 티맥스소프트 미국 법인, 한국의 R&D 인력은 위기가 올 때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야말로 혼신의 힘을 쏟았다. 또 티맥스소프트의 경영난이 악화될 때 마다 번번이 위기는 찾아왔었다.
장 대표는 “지난해 경영 상황이 악화됐을 때 GE캐피털에서 회사의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고 프로젝트가 좌초될뻔한 위기에 닥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이에 티맥스소프트는 더 나은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과 포트폴리오 개편 등 다양한 노력들을 소개하면서 신뢰를 높여갔다.
특히 티맥스소프트는 대외 경영 환경과 내부 상황이 어려울수록 이 프로젝트의 성공적 완료를 위해 더욱 집중하는 끈기를 발휘했다.
GE캐피털을 감동시킨 가장 중요한 매개체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티맥스소프트의 의지였다. 문제가 생기면 ‘일주일’이 넘기지 않도록 모든 임직원이 하나가 됐다. 장 대표는 “한국에 있는 R&D 인력과 미국법인, 그리고 GE캐피털에 가 있는 팀 등 세개 조직이 국경을 넘어 혼연일체가 돼서 어떤 문제든 일주일 만에 해결해 냈다”고 설명했다.
GE캐피털은 자신들이 보기에 몇 달이 더 걸릴 것 같은 문제를 ‘일주일’만에 당차게 해결해 오는 티맥스소프트의 열정을 지켜보면서 신뢰를 쌓아갔다. 장 대표는 “2번을 일주일 만에 해결하고 나니 GE의 최고정보책임자(CIO)가 직접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회고했다.
신뢰가 쌓여가면서 그들이 보기에 비록 작은 회사이지만 파트너로서 점차 인정을 받게 된 것이라 평가했다.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다름 아닌 ‘문화적 차이’였다. 장 대표는 “국내 기업들은 빠르게 추진하는 것이 몸에 베어 있는 데 반해 GE캐피털 등 미국 금융 기업들은 천천히, 그리고 세밀하게 요건을 정의하는 방식이어서 서로 업무 문화가 확연히 달랐다”고 말했다.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진행한 티맥스소프트는 이미 GE캐피털이 인정하는 하나의 중요한 파트너가 됐다. 프로젝트 완료 이후 아무 문제없이 시스템이 돌아가자 GE캐피털에서도 적지 않게 놀라고 있다.
장 대표는 “과거 IBM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등 30년간 SW업계에 몸담아 왔지만 순수 SW만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사례는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며 “티맥스소프트에서 한국 SW 역사상 이토록 의미있는 일을 함께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올랜도(미국)=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