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상생협력 모델 제시한 삼성과 SK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가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분야의 중소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소기업청과 매칭 펀드로 1000억 원 규모의 공동 투자펀드를 만든다. SMD가 직접 개발하기 어려운 기술을 중소기업이 개발할 때 이 자금을 쓴다. 개발에 성공하면 구매한다.

 중소기업이 겪는 어려움은 초기 개발비와 판로확보다. 정책 당국과 일부 대기업은 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파편적이었다. 대기업과 정책 당국이 펀드라는 공조의 틀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

 삼성전자는 유망 협력사를 세계 일류로 키우는 ‘글로벌 강소기업’ 25곳을 다음달 선정, 발표한다. 삼성은 선정 기업에 기술 개발부터 경영 인프라 구축까지 경쟁력을 키울 온갖 지원을 펼칠 방침이다. 무선통신 반도체 업체인 아이앤씨테크놀로지는 SK텔레콤과 중국 모바일TV 표준인 CMMB(중국 휴대폰 멀티미디어방송)칩 협력 개발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기술력이 있는 중소기업과 해외 네트워크가 있는 대기업이 힘을 합쳐 해외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시도다.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영역 침범 논란이 치열하다. 정부는 중소 적합 업종을 선정 중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폐지한 중소기업 고유업종 지정제도 부활까지 논의한다. 재계와 갈등하는 정치권의 압력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닥치는 대로 사업을 벌려온 일부 대기업의 책임도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역할은 엄연히 다르다. 대기업은 구매와 판매, 마케팅 모두 힘이 있다. 시장도 잘 만든다. 그렇지만 중소기업처럼 발 빠르게 움직이거나 전문기술 개발이 쉽지 않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협력 대상이지 경쟁 대상이 아니다. 위의 세 사례를 정치권과 정부, 기업 모두 대·중소기업 갈등 해소의 모델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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