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우리나라 산업의 핵심 기술 해외 유출 규모가 50조원 이상이라는 것은 가히 충격적이다.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는 최근 5년간 분석한 핵심 기술 해외 유출사건이 189건이라고 밝혔다. 기술유출을 당한 기업의 수출 중단 등 직·간접 피해를 더하면 50조원 이상의 피해가 예상된다. 이 같은 범죄가 전·현직 직원들에 의해 자행됐다니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고용 관행이 달라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인력 이동을 통한 산업기밀 유출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 기업의 기술보호 수준이 4단계 기준 가운데 취약 수준 이하인 2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 78.9%는 산업기밀이 유출돼도 전혀 손을 쓰지 못하는 1단계로 나타났다.
기업의 허술한 보안 상태나 의식을 탓하기 이전에 산업기밀 유출로 인한 국내 산업과 국가 경제의 피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07년 현대기아차 전·현직 직원 9명이 차체 용접과 조립 기술 등 5개 핵심기밀을 중국 업체에 넘긴 사건, 지난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핵심기술을 해외 반도체 장비회사에 유출하려던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국가 핵심 기술이어서 합법적으로 수출할 때도 정부 통제를 받는 대상이었다.
기술이 빠져나가면 해당 기업은 경쟁력을 잃고 자칫 생존마저 위태로운 처지에 놓인다. 물론 국가 경제에도 심각한 피해를 초래한다. 더 이상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산업의 핵심 기술이 농락당해서는 안 된다. 열 명의 포졸이 한 명의 도둑을 막기란 쉽지 않다. 일차적으로는 기업들이 핵심 인재의 효율적 관리에 집중하고 정부 역시 산업기밀 유출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국회 계류 중인 산업기술유출방지법을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 이 법안을 두고 규제 요소가 많다고 논란을 벌일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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