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 팹리스, 포트폴리오 새로 짜야

 그동안 고속성장의 열매를 거둔 국내 중견팹리스 업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른바 ‘대박’을 내는 몇 개 제품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보장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팹리스 시장 특성상 새로운 분야로 애플리케이션을 확장하고 미래 성장 사업군을 만들지 않고는 회사의 존립 자체가 힘들다.

 지난 2000년대 중반만 해도 한국 팹리스는 한국 IT 산업의 기대주로 각광을 받았다. IMF 이후 삼성과 LG, 현대 출신의 반도체 전문가들이 창업한 팹리스가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으며 성장가도를 달려 매출 2000억원을 눈앞에 둔 기업이 두 개나 나왔던 시기다. 그 무렵에는 글로벌 기업들에 국내 팹리스가 1000억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매각되기도 했다.

 그러나 단기 성과에 급급했던 우리나라 팹리스는 지금 쓰라린 성장통을 앓고 있다. 국내 팹리스 산업은 지난해 실리콘웍스가 2570억원의 매출을 기록, 유일하게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에 비해 우리 경쟁상대인 대만은 매출 10억달러(1조2000억원) 이상인 팹리스 기업이 3개사로 오히려 늘었다.

 대만 팹리스 업체들의 성공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연구원 스핀오프로 새로운 반도체 기업을 배출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이런 성공사례만 보더라도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는 자명해진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을 거두기 위해서는 그만큼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게 우선이다. 한국 팹리스 산업도 이제 포트폴리오를 새로 짜야 할 시기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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