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욱 SGI코리아 대표는 작년 말 시쳇말로 대형 사고(?)를 쳤다. IBM, HP, 델 등 기라성 같은 업체들을 물리치고 공군의 기상 예보용 슈퍼컴퓨터 공급업체로 최종 선정된 것이다. 회사 명칭을 기존의 ‘이하이스SGI코리아’에서 SGI코리아로 바꾼 후 이뤄낸 첫 번째 큰 성과다. 전 세계적으로 테크니컬 컴퓨팅 전문 업체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미국 SGI와 제휴, 국내 영업을 총괄하면서 국내 슈퍼 컴퓨팅 업계에 확실하게 도장을 찍은 셈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 공군 슈퍼컴퓨터 도입 프로젝트는 수주 경쟁이 치열했지만 기술력에서 SGI의 진면목을 여실히 보여줬다”면서 “최근 본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공군에 슈퍼컴퓨터 설치 작업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공공 및 테크니컬 컴퓨팅 분야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마련했고, SGI 본사와의 관계도 한층 좋아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올해도 과학 분야 수치 계산 및 시뮬레이션, 바이오, 방위 산업 등 테크니컬 컴퓨팅 분야를 중심으로 슈퍼컴퓨터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전체 회사 매출에서 슈퍼컴퓨터의 비중이 워낙 큰 점을 감안해 이 분야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김 대표는 올해는 슈퍼컴퓨터 사업 위주에서 탈피해 데이터 센터나 클라우드 서비스용 서버 시장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 선보인 ‘SaaS(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인 ‘사이클론’ 사업도 활성화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들 시스템과 솔루션을 앞세워 민간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개인용 슈퍼컴퓨터인 ‘옥테인Ⅲ’도 민수용으로 상당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 대표는 “SGI를 인수한 미국의 랙커블이라는 컴퓨터 업체가 원래 이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갖고 있는 만큼 슈퍼컴퓨터 뿐 아니라 서버 등 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동성이 뛰어난 컨테이너형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비롯해 ‘사이클론’ 등 SaaS 서비스를 SGI가 내놓고 있는 것도 랙커블이라는 인수 업체의 기술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 지난해에는 이들 제품을 소개하는데 그쳤지만, 올해는 확실하게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과거 ‘실리콘 그래픽스’라는 회사명으로 컴퓨팅 역사에 분명한 족적을 남겼던 SGI가 이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국내 시장에서도 SGI의 명성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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