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친구들이 한국에 와서 가장 크게 놀라는 것은 24시간 풀로 돌아가는 생활편의 서비스다. 새벽에도 집안까지 배달되는 온갖 종류의 야식서비스,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채 하루도 안 걸리는 택배서비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수거하고 배달하는 세탁서비스, 24시간 운영되는 패밀리 레스토랑 등 저녁이면 모든 서비스가 사라지는 외국인들로서는 그야말로 별천지다.
1998년 한국에 진출했다가 2006년 모든 영업권을 이마트에 매각하고 철수한 월마트는 바로 이같은 서비스 코리아의 특성에 동화하지 못한 대표적 사례다.
1990년대 후반 일본 가전제품에 대한 수입선 다변화가 해제된 당시, 일본 가전업체들도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수입선 다변화가 해제되기 이전 밀수가 판을 칠 만큼 높은 인기를 끌었던 전기밥솥과 캠코더 등은 막상 공식 수입이 허용되자, 수 년만에 한국에서 선호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 또한 비록 제품에서는 질적 차이가 있었을 지 몰라도 한국 가전업체가 구축해 놓은 질 높은 애프터서비스(AS) 정책은 일본 가전제품에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됐고, 지금은 AS는 물론 품질까지도 일본 가전이 한국에서 경쟁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두 사례 모두 가격과 제품도 중요하지만, 서비스의 질에 민감한 한국소비자들의 성향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아니 어쩌면 알고도 대응하지 못했다는 표현이 적합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2011년 현재. 애플의 아이폰·아이패드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우리나라에도 예외 없이 애플 신드롬이 불고 있다. 기대 이상의 판매 실적이 이어지고 있고, KT에 이어 SK텔레콤도 애플과 손을 잡았다. 국내 서비스사업자와 애플간 계약 내용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고 있으나, 일본 등 해외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매우 굴욕적인 계약이 이뤄졌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AS는 대한민국 정보가전 산업을 이끌어 온 원동력이자 우리 시장의 고유문화다. 국내 이통사들이 아이폰에 대한 AS에 대신 골몰하고 있지만, 애플은 책임 있는 개선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AS 코리아’ 문화와의 충돌은 향후 어떤 결과를 낳을지 예측이 불가능하다. 서비스코리아 문화 속에서 애플의 ‘유아독존’이 언제까지 가능할 지, 실제 애플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조차 관심꺼리다.
심규호 정보통신담당 차장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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