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방사성 물질 미국 서해안 도달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방사성 미세 물질이 17일부터 미국 서부해안에서 이미 검출되고 있다고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과학자들을 인용해 미 실리콘밸리 일간 새너제이 머큐리뉴스가 18일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18일은 돼야 일본 원전의 방사선물질이 미국 서부해안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었다.

보도에 따르면 UC버클리대의 핵공학과 에드 모스 교수는 17일 오후 "요오드, 세슘, 바륨, 크립톤 등 핵분열 입자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모스 교수는 학생들과 함께 UC버클리내 에체버리빌딩 옥상에 설치해 놓은 감시 측정장치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하고, 캘리포니아 북동부지역에 위치한 피폭방사선량 전문 연방연구기관인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에서도 이들 물질을 감지했다고 덧붙였다.

모스 교수는 그러나 방사선량은 공중에서 완전히 희석돼 대기 ㎥당 1피코퀴리(1조퀴리분의 1)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는 1985년 체르노빌 사태 당시 샌프란시스코 인근인 미 북서부해안에서 측정됐던 것보다도 적은 것이라고 모스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단지 방사선 동위원소로 불리는 화학적인 특징을 가진 지문 형식으로 감지되는 것으로 불 수 있다"면서 "이를 피해 이 곳에서 워싱턴으로 대피할 경우 기내에서 이보다 더 많은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P통신도 일본 원전에서 생성된 방사성 미세물질이 캘리포니아주 남부 해안에 도달했다고 오스트리아의 한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익명의 이 소식통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의 캘리포니아 소재 관측소에서 보고된 측정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측정치가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에 비해 10억분의 1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관리들은 17일 방사능 수치가 증가하는 것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면서 방사선에 오염된 구름대가 태평양을 건너 18일 캘리포니아에 도달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었다.

캘리포니아 공공보건부 국장인 하워드 백커 박사는 바람과 비 예보 등을 감안할 때 방사능 수치가 높아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방사선 물질이 도착해도 희석돼 건강상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방사선 관련 질병을 막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요오드화 칼륨(potassium iodide)이 불티나게 팔리는 가운데 방독면과 관련 장비들에 대한 주문도 늘고 있다고 메인주 군납품업체를 인용해 현지 신문인 뱅거 데일리 뉴스 인터넷판이 보도하는 등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군 납품업체 대표인 프랭크 스피조코는 이 신문에 일본 대지진 이후인 지난 주말부터 캘리포니아주에서 방독면과 관련 장비에 대한 주문이 수백건 접수됐다면서 마치 911사태를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