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보 소프트웨어(SW) 전문기업 비트컴퓨터가 미국 현지에 ‘BIT 헬스케어’란 법인을 직접 설립하고 세계에서 시장 규모가 가장 큰 헬스케어 시장 개척에 나선다고 한다. 5년 만의 재도전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06년 노트워시메디컬시스템 등 미국 현지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지만 인지도 부족으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비트컴퓨터는 올해 현지 거점을 마련해 전자의무기록(EMR)·처방전달시스템(OCS) 등 의료정보 SW로 50억원이란 가시적인 매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전했다. 이 회사가 나름대로 미국 시장에서 소기 성과를 거둔다면 우리나라 의료용 SW 기업으로선 인피니트헬스케어에 이어 두 번째 성공 기업으로 기록될 것이다. 의료영상저장전송솔루션 기업인 인피니트는 지난 2005년 미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 지난 2009년 미국에 의료용 SW 360만달러를 수출한 바 있다.
국내 벤처 SW 기업이 미국 시장을 뚫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중견 SW 기업인 한글과컴퓨터조차 미국에서 호된 시련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벤처가 SW로 미국에서 승부를 건다는 것은 기술력과 마케팅 등 다양한 능력이 필요하다.
게다가 미국의 의료용 SW 진입 장벽은 일반 SW보다 더욱 높다. 우수한 성능의 제품도 손 또는 눈에 낯선 제품이면 도입 자체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보수성이 강한 의료기관이 사용하는데다 제품이 생명과 직결된 터라 안정성과 신뢰성을 우선시한다.
비트컴퓨터의 미국 현지 법인 설립은 창업 28년 만의 새로운 도전이다. 적지 않은 역경이 기다릴 것이다. 벤처 창업 1호 기업 또는 1세대 벤처 기업으로 불리는 비트컴퓨터의 저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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