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VDSL 가입자 급증세

세계적으로 광대역 인터넷 투자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초고속인터넷(VDSL) 가입자 수가 급증세를 타고 있다. 게임·스트리밍·IPTV·인터넷전화 등 광대역 멀티미디어 시장이 빠르게 열리고 있는 결과로 풀이된다.

 23일(현지 시각) 시장조사 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오는 2014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VDSL 신규 가입자 수는 총 601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2009년 연간 VDSL 신규 가입자 수 1560만명과 비교하면 5년 새 네 배 가까이 크게 늘어나는 셈이다. 지난해에만도 VDSL 신규 가입자 수는 총 2330만명으로 전년 대비 49%나 껑충 뛰었다. 리 래티브 수석 애널리스트는 “광대역 통신 시장이 엄청난 지각 변동을 겪고 있다”면서 “전통적인 ADSL이나 케이블에 대한 관심은 사그라지는 대신 VDSL과 광가입자망(FTTH)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초고속 인터넷 시장이 광대역 네트워크 환경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것은 역시 멀티미디어 서비스 수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입자들이 단순히 웹 서핑만 주로 사용할 때 1~5Mbps급의 속도로 충분했다. 그러나 최근 P2P·게임·스트리밍·VoIP·IPTV 등이 확산되면서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50Mbps 이상의 환경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VDSL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관련 반도체 업계의 시장 경쟁도 한층 가열되고 있다. 그동안 VDSL 칩 시장을 지배했던 이카노스는 지난해 55%의 시장 점유율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불과 1년 전 75%의 점유율이 20% 포인트나 급감했고,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아이서플라이는 내다봤다. 이카노스는 싱글 칩 게이트웨이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는 지적자산(IP)이 취약한 탓에 벡터링·본딩 등 차세대 VDSL 기술을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싱글 칩 기술을 선점하지 못하는 한 브로드컴·랜티크 등에 시장을 잠식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한때 ADSL 시장에서 경쟁했던 레일링크도 최근 VDSL 칩 업체인 트렌드 칩을 인수하면서 올 1분기부터 본격적인 공세에 나설 예정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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