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장들이 최근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의 소요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에 우려를 표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날 한국은행 본관에서 김중수 총재 주재로 열린 금융협의회에 참석한 은행장들은 “이번 사태가 국제 유가와 국제금융시장 가격변수의 변동성 확대를 초래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특히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출입이 급격한 흐름을 보이지 않는지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총재는 회의에서 지난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결과를 설명하면서 “국내 은행들이 글로벌 불균형 완화를 위한 예시적 가이드라인 설정, 자본과 유동성 규제 등 국제금융질서 변화 방향을 이해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그는 “국제회의에서 국내 은행들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의견을 적극 제시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말 종료된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재입법 필요성도 제기했다. 은행장들은 “기촉법 종료로 한계기업 구조조정에 애로를 겪고 있다”면서 재입법을 촉구했다. 기촉법상 워크아웃 제도는 채권금융기관 일부의 반대가 있더라도 다수가 찬성한다면 기업의 회생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강제하는 조항을 담고 있으나 지난해 말 시한이 만료돼 더 이상 효력이 없다.
저축은행 영업정지로 인한 예금인출 사태와 관련해서 은행장들은 ‘더 확산되진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김 총재도 모두발언에서 “금융당국이 잘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협의회에는 민병덕 국민은행장, 이종휘 우리은행장, 조준희 중소기업은행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민유성 산업은행장, 리처드 힐 SC제일은행장,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김태영 농협신용대표이사, 이주형 수협신용대표이사 등 9명이 참석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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