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나노메카 R&D현장을 가다 <1>나노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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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세계 일류 나노강국 건설에 시동을 건다. 오는 2020년까지 8000억원을 투입해 나노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신산업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융합연구가 자리잡으면서 그만큼 나노의 중요성도 커졌다. ‘나노’가 붙지 않으면 R&D 과제로 인정받지 못할 만큼 신산업과 성장동력의 축으로 나노가 자리잡았다. 이에 전자신문은 교육과학기술부의 21C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인 나노메카트로닉스 기술개발사업단의 핵심과제 현장을 돌아보고, 나노메카 원천기술의 산업화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를 들여다봤다.

 

 나노메카 현장을 가다 <1>나노장비

 한국기계연구원에 지어진 첨단 연구동 3층 클린룸. 손목시계 속처럼 복잡하기 보다는 정밀해 보이는 나노관련 장비들이 곳곳에 들어서 있고, 방진복을 입은 연구원들의 테스트 손길이 바빠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의 21C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인 나노메카트로닉스기술개발사업단(단장 이상록)의 세부과제인 하이브리드 나노임프린트 장비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한국기계연구원 3층 실험실 전경이다. 실험실 내에는 여러 종의 장비들이 들어서 있고, 이들 장비는 모두 이곳에서 제작한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몇 년 전만 해도 나노장비는 대부분 수입해 썼던 것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했다.

 이 과제 책임은 이재종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융합기계연구본부 나노패터닝시스템팀장이 맡고 있다. 협동연구기관으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도이미 박사팀이 합류해 있다.

 나노임프린트 부문에 투입된 연구진은 박사급만 41명, 누계로 따져 산·학·연에서 총 120명이 투입됐다. 예산만 대략 100억 원이 넘는 규모다.

 개발한 장비는 현재 울산과기대 팹센터와 부산테크노파크, 충남대 창의사업단과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주립대(UCSD) 등에 각각 1대씩 총 4대가 나가 있다.

 이 과제 관계자는 “솔라셀에 실제 이 나노임프린트 장비를 적용했더니 효율이 전체적으로 15.7%나 향상됐다”며 “울산과기대에 공급한 장비는 스웨덴 옵튜켓 제품보다도 오히려 훨씬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장비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국산화한다는데 초점을 맞춰 기술 개발에 매진한 결과 장비 대부분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오버레이 시스템과 나노임프린팅 리소그래피는 12인치까지 커버가 가능하다. 간섭계를 이용한 스탬프는 100㎚까지 제작할 수 있다.

 원하는 기업이나 기관에 기술이전할 방침이다.

 

 ◇이재종 팀장

 “맨바닥에서 시작했습니다. 10년전 반도체 장비라고는 아무것도 없고, 공작기계 몇개가 고작이었습니다.”

 나노메카 프런티어 사업단에서 나노장비 분야 과제 책임을 맡고 있는 이재종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융합기계연구본부 나노패터닝시스템팀장은 초기 과제 수행의 어려웠던 일을 이같이 토로하며 “그런 기반 위에서 지금과 같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온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계룡산에 머리 식히러 간다고 했더니 머리깎고 산에 들어가는거냐고 주위에서 오해까지 할 정도로 스트레스가 엄청났다”며 “당시 국내에는 클린룸 개념조차 없던 시절”이라고 술회했다.

 초기의 어처구니 없는 대표적인 사례로 이 팀장이 꼽은 건 메탈을 코팅도 하지 않고 사용해 녹이 슬었다는 것.

 이 팀장은 “이제는 기술을 공급하는 수준에 올랐다”며 “워낙 첨단이라 응용분야을 찾아 기술이전 하는 것도 쉽지 않아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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