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착륙 실패후 바퀴 없이 재시도…조류충돌 등 원인 해석 분분

[뉴스줌인]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국토부, 사고원인 질문에 말 아껴
블랙박스·정비이력 등 조사후 발표
무안 정기취항 20여일 만에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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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29일 발생한 여객기 추락사고에 대한 긴급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항공당국이 '무안공항 여객기 추락 사고'의 기체 1차 착륙 실패 원인으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를 지목했다. 그러면서도 항공당국은 랜딩기어(바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 엔진 이상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고 봤다.

29일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조류 충돌로 인해 조종에 어려움이 있지 않았나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기체 이상으로 완전히 복행해 돌아가지 않고 활주로가 짧은 쪽으로 내려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9시 5분께 무안국제공항에서는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했다. 항공기 기체는 충돌 후 꼬리 칸을 제외하면 형체가 남지 않을 정도로 전소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조류충돌 경보 1분 후 조종사가 조난신호를 보냈고 2분 후 사고가 발생했다. 다만 항공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은 기체데이터와 블랙박스 등에 대한 조사 이후 발표하겠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주 실장은 “목격한 내용과 항공기 기체를 조사하고 나오는 결론이 다를 수 있다”면서 “조사를 명확히 해봐야 사고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고 항공기는 보잉 HL8088 기체로 기령은 15년이다. 이날 무안공항 1번 활주로에 접근한 항공기는 1차 착륙을 하려다 정상 착륙이 불가능해 복행(Go Around)해 다시 착륙을 시도했다.

사고 직전 이미 기체에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주 실장은 “복행을 했다는 정보가 들어오고 있다”며 “항공 관제기관과 항적을 따져보고 확인해 추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긴급 관제를 요청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사고원인 조사 과정에서 기장과 관제탑 간 교신기록을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무안국제공항의 짧은 활주로가 사고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3700m이고 김포국제공항이 3600m다. 이에 비해 무안공항의 활주로는 2800m로 800~900m나 짧다.

그러나 국토부는 활주로 길이를 사고 발생 원인으로 보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주 실장은 “무안공항 활주로 길이는 2800m로 이전에도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항공기 크기인 C급 항공기가 계속 운항되어왔다”며 “활주로 길이에 의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사고 원인 파악을 위해 항공기 정비이력을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또한 추가적으로 기체 결함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 후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주 실장은 “사고 항공기가 다른 항공기에 비해 사고나 안저 장애가 많았는지는 비교해봐야 한다”면서 “그러나 특별하게 보고를 받거나 한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항공 여객기는 무안공항에 정기 취항한 지 한달도 안 돼 참사가 발생했다. 제주항공은 8일부터 일본 나가사키, 대만 타이베이, 태국 방콕,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제주 정기편 운항에 들어갔다. 7C2216편은 일주일에 4번 방콕과 무안을 오갔다. 제주항공은 2018년 무안공항에 첫 취항 했으나 정기편 운항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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