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I 편집저작물 등록 급증…카메라·배우 없는 영화 현실로

올해 10건…작년 1건 불과
AI산출물 인간 창작성 더해
영상생성 기술 빠르게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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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야, 문희' 포스터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AI 산출물 포함 저작물의 저작권 등록 추이

AI 영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생성형 AI가 영상 제작 환경에 지각변동을 일으키며 카메라·배우 없는 AI 영화가 현실로 다가섰다. 현행 저작권법은 AI를 저작권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나, 인간이 AI 산출물을 선택하고 배열한 창의적 과정이 있으면 편집저작물 등록이 가능하다. 문화체육관광부·한국저작권위원회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는 AI 산출물은 인간의 창작물이 아니므로 저작권 등록이 불가하나, AI 산출물에 편집·배열 등의 '추가 작업'을 하는 등 인간의 창작성이 부가된 경우 '편집저작물'로 저작권 등록이 가능하다고 명시한다. AI 산출물이 포함된 저작물 등록은 지난 11월 30일 기준 10건으로 증가했다. 이보다 앞선 2022년 이전에는 0건, 2023년 1건에 불과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100% AI 영화가 최초로 국내 극장에서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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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산출물 포함 저작물의 저작권 등록 통계(한국저작권위원회)

이달 생성형 AI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AI 영화 두 편이 나란히 정식으로 극장에서 개봉했다. AI 영화를 국내 극장에서 개봉하는 것은 처음이다. 아직 실험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AI 영화의 상업적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지난 24일 개봉한 영화 '나야, 문희'는 '나문희 없는 나문희 영화'다. 촬영이나 녹음없이 생성형 AI로 만든 배우 나문희 초상과 음성을 이용해 제작했다. 실제 배우의 디지털 초상권을 정식으로 계약해서 만든 국내 최초의 AI 영화다.

CJ ENM은 영화 'M호텔'을 지난 11일 극장에 걸었다. 이미지·영상·사운드 등 모든 영화 속 장면을 '미드저니', '런웨이', '포자랩스' 등 AI 솔루션과 회사 자체 솔루션으로 구현했다. CJ ENM은 콘텐츠 제작부터 유통·마케팅에 이르는 전 영역에 AI 모델 도입을 준비 중이다.

챗GPT가 공개된 지난해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생성하는 AI가 등장해 주목을 받았으나, 올해는 영상 생성형 AI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영상콘텐츠 기획·제작·유통·소비 환경 전반의 변화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오픈AI가 2월 처음으로 영상 생성형 AI 서비스 '소라'를 공개했고, 구글은 '비오'를 선보였다. 이어 메타는 '무비 젠'을 발표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어도비도 최근 '파이어플라이 비디오 모델'을 공개했다.

시장조사업체 베리파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텍스트 투 비디오(Text-to-video) AI 시장 규모는 올해 1억 6320만달러(약 2413억원)에서 2031년 14억 120만 달러 (약 2조 719억) 규모로 증가하며, 연평균성장률(CAGR) 36%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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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투 비디오(Text-to-video) AI 시장 규모(베리파이드마켓리서치)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저작권 문제도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AI 학습에 사용되는 데이터에 포함된 창작물의 저작권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AI 산출물과 인간의 창작물을 어떻게 구별할 것인지 등 다양한 쟁점이 생겨나고 있다.

이대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제도 정비를 위해) 학계, 법조계, 권리자, 사업자, 산업기술계 등 여러 이해관계자 논의를 통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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