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발 AP 공급부족사태, 국내 스마트패드 생산 차질

 삼성전자의 모바일 프로세서(AP) 공급 부족사태로 인해 세계 스마트폰, 스마트패드(태블릿PC)제조업체에 비상등이 켜졌다. 애플의 삼성전자 수탁생산(파운드리) 대량 주문에 따른 모바일 프로세서 수급 불안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모바일 CPU(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공급 부족 사태가 지속되면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물론이고 중소기업까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AP 수급이 괜찮았지만 올 상반기부터는 (공급 부족) 문제가 발생할 것 같다”며 AP 수급이 녹록지 않음을 토로했다. 불똥은 국내외 스마트패드 제조업체에까지 튀었다. 일부 업체는 타 업체의 AP로 선회했고, 그렇지 못한 업체는 수급을 마냥 기다리는 상황이다. 신제품 출시 일정도 미뤄지고 있다. 한 제조업체 구매 담당자는 “현재 삼성전자 AP 파운드리 납기(주문에서 인수까지 걸리는 시간)가 16주까지 늘어났다”며 “납기는 대개 길어야 8~12주인데, 지금은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이들이 공급받는 AP는 삼성전자의 ‘C110’으로 삼성전자의 45나노미터(㎚) 공정에서 생산된다. ‘갤럭시S’ ‘갤럭시탭’을 포함, 엔스퍼트·아이리버 등 국내외 제조업체 제품에도 이 AP가 탑재된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45㎚ 공정에서 애플의 ‘아이폰4’ ‘아이패드’에 탑재되는 AP인 ‘A4’도 생산한다는 것. 현재 애플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최대 고객이다. 애플의 주문 물량은 2억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는 우선적으로 A4 주문 수량을 맞추기 위해 C110 생산은 후순위에 둘 정도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다음 달 출시할 듀얼코어 프로세서 ‘오리온’마저 45㎚ 공정에서 생산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오리온은 갤럭시S 후속 모델에 탑재되는 AP로, 삼성전자가 올해 스마트폰 판매 목표량 6000만대를 달성하려면 AP 수급 부족 문제가 해결돼야만 한다.

 일부 중소업체는 텔레칩스 쪽으로 거래처를 돌리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확실한 해결책은 되지 못하고 있다. 텔레칩스 역시 삼성전자 45㎚ 공정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텔레칩스는 최근 중국 내 180여개 스마트패드 제조업체와 칩 공급 계약을 맺었다. 중국 주문 물량이 확대되면 국내 공급물량 감소도 배제할 수 없다. 퀄컴·TI 등 외국계 AP 업체의 경우, 500만개 이상의 대규모 물량이 아니면 주문을 받지 않거나 사후 기술 지원이 어렵기 때문에 업계는 이들 업체에 주문을 꺼리고 있다.

 텔레칩스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미리 할당받아 놓은 파운드리 규모가 있어서 괜찮지만 우리 쪽에도 상반기에 주문이 대폭 늘어난다면 수급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AP 부족 현상이 당분간 지속돼, 스마트패드 생산에도 차질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 유통업체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물량 부족은 많은 업체가 일제히 스마트패드 제작에 돌입하면서 발생한 문제”라며 “라인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당분간 공급 부족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파운드리 추가 투자는 수요가 많은 45㎚ 쪽에 맞춰질 것”이라고 전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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