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부품업체 실적 `애플 효과`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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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이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시장에서 고속 성장을 하면서 국내 협력사들이 수혜를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등 애플의 주요 제품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협력사들은 지난해 가파른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애플은 장기적으로 한국 및 중국 업체로부터 부품 조달 품목, 물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돼 국내 애플 협력사들의 실적 개선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인터플렉스·실리콘웍스·아모텍 등 부품업체들이 애플 효과로 지난해 대폭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

 아이폰, 아이패드에 연성회로기판(FPCB)을 공급하는 인터플렉스는 전년(2794억원)보다 47% 성장한 412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익률도 대폭 개선됐다. 2008년과 2009년 0.8%, 5.8%에 불과했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8% 수준까지 증가했다.

 인터플렉스는 경쟁업체보다 정교한 전기 신호를 송·수신할 수 있는 기판을 제조해 애플의 핵심 협력사로 등록됐다. 애플이 제조하는 스마트 기기는 일반 제품보다 연성회로기판이 2배 정도 적용된다. 이에 따라 아이폰, 아이패드 판매량이 늘면 인터플렉스 FPCB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LG이노텍도 애플에 500만 화소급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면서 수혜를 톡톡히 봤다. 지난해 2분기부터 아이폰4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면서 지난해 관련 매출은 전년(2760억원)보다 무려 134% 증가한 653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메라모듈 사업이 흑자전환 되면서 SnO사업부의 수익성도 대폭 개선됐다.

 실리콘웍스는 LG디스플레이를 통해 아이패드의 영상을 구현하는 드라이버 IC, 타이밍 콘트롤러(Tcon), PMIC(Power Management IC)를 애플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팹리스 업체 대부분이 매출 하락을 기록한 것에 반해 실리콘웍스는 3분기 누적 매출이 2009년 전체 실적을 뛰어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1892억원)보다 27% 성장한 240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정전기로 인한 반도체 손상을 방지하는 칩부품인 칩 바리스터를 애플에 공급하는 아모텍도 애플 효과를 톡톡히 봤다. 기존 휴대폰은 15~20개 정도의 칩 바리스터를 적용하지만, 아이폰은 고집적 회로가 적용되기 때문에 2배 이상 많은 제품을 적용한다. 또 고용량 고효율 제품을 적용하기 때문에 판매가격도 타사 제품에 비해 높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품질 관리가 까다롭지만 다른 휴대폰업체보다 부품가격을 10~20% 높게 주기 때문에 협력사들의 매출 및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면서 “기술력과 품질 수준이 높은 국내 부품업체들이 많아 최근 애플이 국산 부품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