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동남아 증권시장에 부는 한류바람

 동남아 증권시장에도 한류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 드라마와 상품에 심취한 동남아 국가들이 이제는 증권시장의 핵심 인프라인 IT시스템을 한국형으로 구축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라오스와 캄보디아는 각각 한국거래소(KRX)와 공동으로 증권거래시스템을 구축해 이달과 오는 7월 증권거래소를 오픈한다. 지난 2000년 증권시장을 개설한 베트남도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KRX가 수주했으며, 현재 세부 조건 등을 협의 중이다.

 이 같은 증권시장 및 IT시스템 보급은 국내 금융시장의 현지 진출과 한국 증시 IT시스템 수출을 위한 기반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동시에 증권거래소 합작 설립 및 공동운영을 통해 아시아 역내 네트워크 구축이 기반이 되고 있다. 아울러 국내 증권과 IT업계가 현지에 진출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본시장 형성이 50여년에 불과한 한국이 이제는 증권시스템을 바탕으로 증시 후진국을 공략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한국 증시시스템이 아시아의 중심이 될 날도 그리 머지않아 보인다.

 KRX는 이 밖에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필리핀, 두바이, 페루, 아르헨티나 등 다양한 권역으로 시스템 수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 사업들이 성공을 거둔다면 머지않아 한국을 중심으로 한 증시 네트워크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

 이 같은 증권시스템의 성공적인 수출은 전반적인 IT시스템의 수출이 늘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IT시스템을 구축, 운영해왔지만 낮은 인지도로 인해 수출은 부진했다. 한국형 증권시스템이 원활하게 운영되어 신뢰감을 얻는다면 다른 한국산 IT시스템 수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형 증권시스템이 동남아를 거쳐 전 세계로 확산되고 타 IT시스템의 해외진출에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것은 한국형 자본주의를 동남아에 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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