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장군이 매서운 추위를 몰고 오고, 거리에서는 구세군 냄비와 종소리가 울려 퍼지며 캐럴과 사랑하는 연인을 떠올리는 연말연시. 하지만 게임 운영자들의 사무실에서는 일반인의 겨울과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게임업체 입장에서 겨울은 추위로 인해 따스한 실내에서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가 늘어나는 최고의 성수기다. 이용자가 많은 만큼 게임 운영자들의 겨울 성수기 준비는 가장 치열하고 바쁘게 진행된다.
게임 운영자들이 겨울 성수기를 맞아 수행해야 하는 업무는 상당히 많다. 최종 목표는 ‘담당하고 있는 게임의 고객들이 재미를 충분히 즐기고, 게임 서비스 영역에서 발생한 불편함으로 즐거움이 반감되지 않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오늘도 게임 운영자들은 불철주야 게임에 접속한다.
우선 지난 성수기 때 발생했던 문제점들을 개선하는 작업이다. 지난 성수기 때 고객들이 불편했던 점들, 고객 응대 서비스 전반에 있어 취약했던 부분들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마련된 개선안이 적절히 반영되었는지를 점검한다.
이러한 일들은 대부분 학생들의 겨울방학이 시작되기 직전인 지금 정도의 시점에 마무리된다.
게임 운영자들이 겨울시즌에 집중하는 또 다른 업무는 주요 콘텐츠 업데이트를 관리하는 것이다. 신규 콘텐츠 구현이 어느 정도 진척됐을까. 퀘스트 난이도가 너무 높지는 않을까?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과연 이 신규 콘텐츠가 정말 재미있는가” 등을 고객 입장에서 점검하고 분석한 후 개발팀에 의견을 전달한다. 특히 겨울 시즌에 업데이트되는 콘텐츠 양은 다른 시기와 비교해 상당히 많은 편이기 때문에 게임 운영자들은 이때쯤 신규 콘텐츠 관련 업무로 밤을 지새우는 경우가 허다하다.
마지막은 성수기 이벤트 준비다. 게임 이벤트 기획은 사업부서에서 전담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때로는 게임 플레이어의 성향을 가장 잘 이해하는 운영자들이 제안하기도 한다. 특히 운영자들은 여러 이벤트 기획안 중 고객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이벤트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이 결과가 해당 게임의 전체 이벤트 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조율자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운영자들은 이벤트가 너무 과중하지는 않은지, 내용이 어렵지는 않은지, 게임 내 경제 시스템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등의 고민들을 수없이 한다.
서정린 넥슨네트웍스 게임QA실장, Lynn1128@hanaf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