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부터 불어닥친 전자제품 수요 감소로 부품기업들이 다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국내 반도체 · LCD 기업에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후발기업과의 차이를 확대할 기회로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삼성전자는 D램 분야에서 꿈의 점유율로 여겨졌던 40%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인텔이 D램을 개발한 산업 초창기를 제외하고는 한 기업의 점유율로는 사상 최대치다. 하이닉스까지 포함할 경우, 국내 D램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전분기 대비 4.4%포인트 상승한 61.2%까지 치솟았다.
LCD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LCD사업부와 LG디스플레이의 매출액은 전분기보다 4%가량 늘어난 데 비해, 대만 업체인 CMI와 AUO는 4~5% 감소했다. 국내 기업의 시장 점유율도 50%를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D램과 LCD는 수급에 따라 시장가격이 결정되지만 특정기업에의 쏠림현상을 막기 위해 세트기업들이 인위적으로 경쟁구도를 만들어왔다. 공급과잉 시기에는 후발기업들의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 숨통을 틔워줬다. 이 때문에 특정기업이 4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업계 상식이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40%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그 구도는 깨졌다. 결국 기술력과 과감한 투자에 따른 제품 차별화로 극복한 셈이다. 인텔은 예상을 깨고 지난 3분기 111억달러의 매출과 41억4000만달러의 순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90% 넘는 점유율을 바탕으로 가격결정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국내 기업들은 좀더 과감한 투자를 통해 후발기업과의 격차를 더 벌려야 한다. 그것이 천수답사업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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