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애니메이션, 산업보다 문화적 접근을

투니버스, 챔프, 카툰네트워크 등 주요 애니메이션 채널들이 국산 애니메이션을 홀대하고 있다고 한다. 과태료를 물더라도 국산 애니메이션보다 외산 애니메이션 편성만 고집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 2008년부터 올해 7월까지 1년 7개월간 국산이 아닌 일본 등 외국 1개 국가 프로그램만 방영한 사례가 무려 16건에 달했다. 과태료만 2억6687만원에 이른다. 국산 애니메이션 의무 편성 비중을 지키지 않아 1500만원의 과태료도 냈다.

국산 애니메이션 의무 편성제도는 열악한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과거 한국 영화가 헐리우드 영화에 기를 펴지 못할 때 도입한 `스크린 쿼터제`와 맥을 같이한다.

영화나 애니메이션 쿼터제는 일종의 무역장벽이라서 해외의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고집할 수밖에 없는 것은 문화산업은 단순한 시장논리에서 벗어나 한 나라의 문화의식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들이 주 시청자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학자들은 1970~80년대 유행한 디즈니 만화 영화가 `아메리칸 드림`을 심어 미국 중심의 `팍스 아메리카` 가치관을 확산시켰다고 비판한다.

애니메이션 채널들이 이 같은 우려에도 외산 애니메이션만을 고집하는 것은 당장의 시청률에만 연연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에게 꿈과 상상력을 당장의 광고 수입과 맞바꿔 먹는 것이다.

정부의 솜방망이 처벌이 불법을 조장한다는 우려도 높다. 몇백만원에 불과한 과태료로는 강제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애니메이션 채널이든 정부든 국산 애니메이션을 산업이 아닌 문화적 관점에서 다시 보호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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