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천리안 위성이 갖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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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발사되는 천리안 위성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발된 정지궤도 위성이다. 무궁화 1, 2, 3, 5호의 4개 위성이 정지궤도에 발사되었지만 록히드 마틴과 알카텔 알레니아 등에서 제작 납품한 위성이므로 구매과정을 통해 위성 본체의 설계 및 제작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천리안 위성은 초기 설계 단계부터 제작, 시험 과정까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아스트리움사와 공동으로 수행, 정지궤도 위성에 관련된 많은 기술을 습득했다.

 요즘에 개발되는 정지궤도 위성의 설계 수명은 7~15년 정도로 3~5년의 저궤도 위성에 비해 두세 배 긴 편이다. 위성이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고장을 일으키지 않고 정해진 궤도와 자세를 유지하려면 위성 본체에 들어가는 모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신뢰도가 저궤도 위성보다 훨씬 높아야 한다. 정지궤도위성 기술이 저궤도위성 기술보다 더 어려운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천리안 위성 개발사업을 통해 본체의 핵심 기술들이 부분적으로나마 획득된 것은 천리안 위성에 탑재된 탑재체들의 실용성만큼이나 큰 의미가 있는 성과다.

 천리안 위성은 이름처럼 멀리 볼 수 있는 세가지의 탑재체(통신, 해양, 기상)를 가지고 있다.

 각 탑재체는 모두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정지궤도에 올려놓은 탑재체며 실용성 측면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

 통신 탑재체는 Ka 대역의 통신중계기와 두개의 안테나로 구성되어 있다. 위성통신 기술은 그동안 Ku 또는 그 이하의 대역이 주를 이루었지만 최근에는 초고속 광대역 통신이 가능한 Ka 대역으로 발전하고 있다. 천리안의 Ka 대역 통신탑재체는 아직 우리가 확보하지 못한 Ka 대역 통신기술을 인증 단계까지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다. 2~3년의 운용을 통해 기술 검증이 완료되면 상용 서비스도 가능할 것이며, 관련 국내기술 수준도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해양 탑재체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분포, 부유물(녹조, 적조, 기름 유출 등)의 이동 등을 탐지 추적한다.

 플랑크톤이 많은 해역과 청정 해역의 경계에 어군이 형성되므로 플랑크톤 분포 영상을 실시간으로 어선에서 수신하여 조업 효율을 크게 올릴 수 있다. 기름 유출 사고에서도 해양 탑재체는 사고 처리에 귀중한 정보를 제공한다. 낮 시간 동안에 한 시간 간격으로 8회 정도의 해양 관측이 가능해 하루 1, 2회 관측이 가능한 저궤도위성에 비해 실용성이 크게 향상됐다.

 기상 탑재체는 우리나라 기상관측 및 기상예보 기술의 자립화를 위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일본과 미국의 기상위성으로부터 30분마다 기상 자료를 수신하였는데, 천리안 위성은 15분마다 기상 자료를 제공, 기상예보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천리안 위성 개발을 통해 축적된 기술과 향후의 운용 경험은 후속 정지궤도위성 개발 사업에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이며 해외기술 의존도를 단기간에 낮추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천리안 발사가 순조롭게 진행되어 3개 탑재체를 활용한 서비스와 기술검증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바란다.

 탁민제 (한국과학기술원 항공우주공학과) mjtahk@kai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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